중앙부처 고시출신 엘리트 서울 편향적 사고 물들어

입력 2000-07-17 00:00:00
로봇
mWiz 이 기사 포인트

"중앙 부처 고시출신자들이 인식을 바꾸어야 합니다. 지방자치에 대해 교육을 제대로 받지 않은 이들이 자신들의 권한을 내 주면 안된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자신들이 발 붙이고 사는 서울과 수도권만 생각하는 중앙편향적 사고에만 물들어 있지요"

계명대 최봉기(행정학)교수는 '전후 폐허가 된 일본을 오늘의 경제대국으로 만든 데는 고시출신 엘리트들이 큰 몫을 했다. 그러나 지금 일본을 망치고 있는 것도 이들이다'는 일본의 문예춘추에 실린 글귀를 예로 들며 중앙부처 엘리트 공무원들의 인식전환을 지방 자치권 확보의 선결요건으로 꼽았다.

최 교수는 따라서 자치권 확보를 위해서는 조직권, 예산편성권 등 각종 권한을 독차지하고 있는 중앙에 적극 대응해 맞서 싸워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광역 및 기초자치단체들이 한데 뭉쳐 목소리를 높이기 시작하는 상황을 주의 깊게 지켜보고 있다는 것이다.

최 교수는 제대로된 지방의 자치권 확보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내다 봤다. "밑에서 쳐 올리는 힘과 위에서 내려오는 힘이 접점을 이루는 지점에서 통치가 전개되듯 아직도 이를 위한 주변 여건과 절실함이 충족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란 것이다그는 그러면서 기초.광역 의회의 해외연수를 두고 유람성이라고 무조건 방망이를 드는 일련의 사태에 대해 "지방자치제를 하자는 것인지, 아닌지 모르겠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자치의 또 다른 한 축인 지방 의회 운영이 아직 성숙되지 않기는 했지만 이를 보는 시.도민이나 언론, 시민단체들의 시각도 너무 곱지 않아요. 이렇게 되면 점점 무보수 명예직이라고 하는 지방의원이 되겠다고 나서는 이가 줄어 들게 되고 그만큼 의회 질은 더 떨어지게 되지요. 그렇게 되면 제대로 자치단체를 견제할 수 없게 되고 자치단체도 비례해 전횡 등으로 주민들의 기대를 충족하지 못하게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결국 지자체 악순환 고리가 만들어 지는 것이지요"

裵洪珞기자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