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파업 '충격파'적었다

입력 2000-07-11 00:00:00

일부고객 항의 잇따라사상 초유의 은행 파업으로 큰 불편과 혼란이 예상된 것과는 달리 파업 첫날 대구·경북지역의 각 은행들은 대부분 점포에서 정상 영업을 했으며 파업에 참가한 은행 점포는 오히려 평소보다 이용객들이 줄어드는 등 차분한 모습이었다.

이는 각 가정 및 기업들이 미리 필요한 자금을 찾아둔데다 은행 이용 때의 불편을 예상, 가능한한 이용을 자제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 파업에 참여한 은행이나 정상 영업을 하는 은행 모두 고객 피해를 최소화 하기 위한 사전 조치를 최대한 마련한데 따른 것이다.

그러나 은행 파업에 대한 기업과 시민들의 우려와 불만은 상당했다. 안도상 대한직물조합연합회 회장은 "당장의 피해는 없겠지만 파업이 장기화 되면 당좌업무, 외환거래, 대출중단이 빚어져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걱정했다.

한빛은행 범어동 지점에 신용카드 재발급을 받으러 나온 김종국(30·경산시 중방동)씨는 "매번 담당 직원이 없어 다음에 오라고 하다가 네번째 나오니까 직원이 파업에 참가해 카드를 내줄 수 없다고 한다"며 은행측에 거세게 항의했다.

김철국(40)씨는 "툭하면 파업을 해대는 이익집단들의 행위는 국민들의 분노를 사고 있다"며 "정부는 수렴할 수 있는 부분은 수용하되 그렇지 않은 사안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대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상 근무하는 은행직원들은 파업이 시작된 첫날 평소보다 한시간 가량 빠른 오전 8시 출근해 업무에 대비했다.

주택은행 대구지점은 출입구에 '파업에 불참합니다'라는 대자보를 붙여 놓고 정상 영업을 했다. 대기인수는 평소와 비슷한 3, 4명 정도였다.

파업 참여를 하지 않는 대구하나은행은 파업 취지에는 공감한다는 뜻에서 직원들이 유니폼을 입지 않은채 근무중이다. 하나은행은 고객 발생 피해를 즉각 해결하기 위해 본점에서 3명의 직원이 대구에 내려와 비상 대기하고 있다. 하나은행 각 지점에는 어제 하루만 20억~40억원의 예금이 몰려 들었다.

2천900명 직원중 80%가 정상 출근한 대구은행은 휴가원을 제출한 일부 직원이 근무를 하기도 했다. 대구은행 동성로지점 김용월(44)지점장은 "고객들은 대기 시간이 약간 길어질 지라도 업무 마비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빛은행 대구지점(지점장 박선규·47)은 총 40명의 직원중 대부분이 파업에 참가하자 퇴사한 직원, 계약직 및 청원경찰 등으로 비상 근무조를 만들어 20명이 영업을 하고 있다. 이 은행 범물동지점에는 퇴직한 전임 지점장 2명이 나와 업무를 보조했다.

경제·사회1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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