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업 노이로제 걸린 시민들

입력 2000-07-07 14:10:00

한국노총이 오는 11일 단계적 총파업을 예고한데 이어 금융노조마저 같은날 총파업을 강행키로 하자 계속되는 대규모 파업 움직임에 온나라가 뒤숭숭한 한 주였다특히 지난 6일 저녁에 대구지역 의사들도 재폐업 찬반투표에 들어가는 등 가까스로 수그러진 의료대란의 불씨까지 되살아나고 있어 상당수 독자들은 걱정을 넘어 '파업노이로제'에 걸린 모습이었다.

김윤흥(대구시 비산동)씨는 "몇몇 은행에서만 파업을 해도 타격이 엄청난데 금융권 전체가 총파업을 한다면 경제 전체가 휘청거릴지 모른다"며 "무슨일이 있더라도 파업만은 안된다"고 주장했다.

조영민(밀양시 내이동)씨는 "금융노조의 절박함은 이해하지만 은행종사자들이 살아남기 위해 국가경제가 어떻게 되든 나몰라라 한다면 설득력을 잃을 것"이라며 "더구나 수십조원의 공적자금을 쏟아부었는데도 은행이 경쟁력을 갖지 못하는 문제는 종사자들에게도 일말의 책임이 있기 때문"이라고 파업 자제를 촉구했다.

중소기업을 운영한다는 김창명(대구시 복현동)씨도 "지역 중소기업들이 심각한 자금난을 겪고 있는 마당에 은행 파업으로 금융거래가 차질을 빚으면 당장 회사문을 닫아야 할 판"이라고 말했다.

일부 독자들은 정부가 시간이 걸리더라도 좀 더 설득하는 자세를 보여야 된다는 의견을 내기도 했다. 이창훈(대구시 대명동)씨는 "상황에 따라 말을 바꾸는 등 일관성 없고 불명확한 정부 정책 때문에 노동단체들이 정부를 불신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며 "지난 국회의원 선거에서 금융기관 합병이 없다고 했다가 지금와서 은행 통폐합 가능성을 제기해 금융 종사자들을 자극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금융총파업은 은행내부에서도 의견이 엇갈려 한미은행, 농협, 신한은행, 하나은행, 제일은행 등 5개 은행이 파업불참을 결정, 독자행보를 하고 있다.

한편 최근 경찰 공무원 급여 인상을 요구하는 경찰들의 투고가 봇물을 이뤘다.

본인이 직접 보내기도하고 가족, 이웃이 보내기도 하는등 본사에는 매일 4, 5통의 투고가 답지했다. 박동배(대구시 신천동)씨는 "결혼 적령기를 맞은 경찰관인데 상대자가 경찰관의 박봉과 업무 강도 문제로 부정적인 이미지를 계속 갖고 있다"며 "월급이 현실화되고 근무 여건이 개선돼 공직자로서 대접을 제대로 받고 싶다 "고 토로했다.

崔昌熙기자 cch@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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