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산 방문단 특정인사 포함 않기로

입력 2000-07-06 14:09:00

정부와 대한적십자사는 8·15 이산가족방문단 선정에 '정책적 고려'가 없을 것이라는 입장을 5일 확인했다.

정부와 한적은 이날 오후 컴퓨터로 선정된 실향민 400명중에서만 이산가족방문단에 포함될 실향민 100명을 최종 결정할 방침임을 통일부 대변인 명의의 보도자료로 내 놓았다.

정부의 이러한 결정은 이날 오전까지만해도 3차 한적 인선위원회에서 정책적 고려를 검토할 것이라던 정부와 한적의 당초 입장에서 크게 물러난 것이다.

이로써 5% 범위에서 북측에 생존사실 확인을 요청할 200명에 사회지도급 인사를 포함시킬지 모른다는 의혹은 일단 사라지게 된 셈이다.

하지만 이번 해프닝의 전말을 되돌아보면 이산가족 평양 방문단을 최종 선정 하기까지 공명성이 제대로 확보될지 일각에서 여전히 의구심을 품는 사람이 없지 않다는 점이 우려된다.

한적 인선위는 방문단 후보 400명을 컴퓨터로 공개 추첨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실제적으로는 못마땅하게 여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선위가 선발권을 행사해야 하고, 그것도 최종 100명 명단만을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인선위원까지 있다는 것이다.

특히 지난 6월 23일 1차 회의에서 모 위원은 특정인에 대해 나이와 건강상의 이유를 들어 방문단에 반드시 포함돼야 한다며 특정인의 실명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5일 컴퓨터 추첨 과정에서 일부 인선위원은 한 실향민과 다투는 모습마저 연출했다는 후문이다.

한편 대한적십자사는 이날 오후 3시 한적 강당 2층에서 박재규(朴在圭) 통일부장관과 정원식(鄭元植) 한적 총재, 박기륜(朴基崙) 한적 사무총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8·15교환방문단 100명의 4배수인 400명을 추첨했다.

이날 컴퓨터 추첨은 이산가족통합정보센터에 연결된 컴퓨터에 방북 신청자 총 7만5천900명을 대상으로 신청자의 나이, 신청자와 상봉 대상과의 관계, 방북신청 기간 등 선정기준 가중치를 입력해 합산 점수별로 400명을 뽑는 방식이었다.

미리 시스템이 준비된 컴퓨터 모니터 상에서 박 장관과 정 총재가 함께 마우스를 클릭하자 400명의 명단이 일련 번호와 함께 모니터에 나타났다.

400명의 명단이 줄줄이 화면에 떠오르자 주변을 에워싸고 있던 인선위원들과 한적 자원봉사대원들은 일제히 손뼉을 치며 환호했다.

한적은 이들 400명을 대상으로 곧바로 신원조회를 통해 현재 생존 여부와 방북의사를 최종 타진하고 신체검사를 토대로 3차 인선위원회를 열어 여행이 가능한 사람 200명을 선정해 오는 16일 북측에 명단을 넘긴다.

북측은 이들 200명의 명단과 상봉 대상 이산가족의 생존 및 상봉 가능 여부를 자체 조사해 남측에 전달하며 남측은 북한에 가족이 살아 있고 상봉이 가능하다고 통보해온 명단을 놓고 4차 인선위원회를 열어 최종 방북단 100명을 선정, 26일 북측에 전달하게 된다.

북측 역시 같은 방식으로 오는 16일과 26일께 각각 200명과 100명의 남한 방문단을 남측에 전달하게 된다.

한편 한적은 예정대로 이들 예비 후보자 400명의 명단은 공개하지 않았으며 일단 최종적으로 선정된 인원만을 공개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