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센씨병 환자 치료 그만둘 수 없었죠

입력 2000-07-05 15:01:00

"가톨릭 피부과의원은 한센씨병 환자를 치료하는 이 땅의 마지막 병원으로 남을 것입니다". 15년간 한센씨병 환자(나환자)를 치료해 온 대구 읍내동의 이 병원 김성화(47) 의무원장이 4일 제2회 아산 의료봉사상 본상을 받았다.

김원장이 한센씨병 환자를 진료하기 시작한 것은 1985년 3월. 피부과 전문의 과정을 마친 뒤 일년간 다른 병원에서 근무한 것을 빼고는 지금까지 줄곧 한센씨병 환자들만 치료하고 있다.

"후배에게 넘기고 싶은 생각이 들 때도 있었지만 고통받는 환자들의 곁을 떠날 수 없었습니다"

최근 소록도병원장직 제의가 있었지만 뿌리쳤다. 육지에도 그들을 위한 치료기관은 있어야 하고, 여기서도 할 일이 많다는 생각에서였다.

"환자들 대부분이 노인입니다. 경제적으로 어려운데다 불구가 심합니다. 새로 병에 걸린 사람들은 가족간 갈등도 심합니다. 단순히 병증만 치료하는 의사가 아니라 아들처럼 믿고 의지할 수 있는 역할을 맡아야 합니다".

김원장은 가톨릭 피부과의원을 종합병원으로 키우는게 꿈이라고 했다. 나환자들은 암 같은 다른 병에도 잘 걸리지만, 환자 자신 다른 종합병원에 입원하기를 꺼리기 때문이다. 김원장은 불우 나환자 돕기 국제협력 후원회 대구경북지회 운영위원을 맡아 그들의 경제적 어려움을 해결하는 데도 앞장서고 있다. 李鍾均기자 healthcare@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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