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모델하우스 마다 소비자들의 발길이 다시 잦아지고 있다. '정보통신 1등급 예비 인증, 파우더 룸, 샤워 부스…'. 광고 문구도 찬란하고 휘황찬란한 모델하우스도 사람을 이끈다.
하지만 막상 입주하면 실망하기 쉽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 날로 첨단화 고급화 돼 가는 아파트가 실소비자 측에게는 어떤 문제를 안고 있는지, 대구의 아파트 생활문화 연구소 곽칠숙·김연실·황혜리 주부기자가 취재에 나섰다.
◇최첨단은 곧 사이버 아파트?
요즘 유행하고 있는 최첨단 사이버 아파트를 보면 일반 소비자로서는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 적지 않다. 최고급 설비를 많이 도입하면서 입주민의 다양한 선택권이 침해 받고 아파트의 실가격도 올라가는 부작용을 낳게 됐다. 입주 후 여러가지 시설의 유지·관리 때문에 관리비가 올라가는 것도 부담스러운 부분.
특히 초고속 통신망을 제공한다는 '정보화 아파트'가 반드시 소비자에게 이익 되는 것일지는 되생각케하는 대목. 인터넷 자체로도 충분히 할 수 있는 일들, 예를 들어 병원 진료, 과외, 법률 상담, 원격 회의 등 재택 근무를 위한 다양한 부가정보 서비스 제공을 마치 아파트 업체가 제공하는 듯한 느낌을 주기도 한다. 그러나 이것은 인터넷에 가입한 회원이라면 일반주택에서도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이다.따라서 입주자는 광케이블 운운하는 말에 혹해 무조건 최첨단 아파트라는 선입견을 가질 게 아니라, 통신 기간망은 어느 회사 것이며 믿을 만한지, 통신회사 변경은 가능한지, 사용을 중지할 수 있는지 등등을 확인하고, 개조를 위한 시공비 추가 부담은 적당한지도 살펴야 할 것이다.
◇최고급이면 실용성도 만점?
아파트 모델하우스에 갔다 오면 웬지 지금 사는 집이 초라해 보이고 시대에 뒤떨어진 것 같아 허탈해진다. 하루가 다르게 유행이 바뀌고 가전품은 대형화되며 편리함이 날로 달라지다 보니, 지금은 거의 모든 아파트 마감재가 최고급으로 바뀌고 있다. 50평 이상 짜리에나 쓰이던 고급 내·외부 시설들이 작은 평수의 아파트에도 무리하게 도입되면서 공유면적이 늘어 실평수가 줄어드는 현상까지 생기고 있다.
그러나 한번만 더 돌아 보면 문제도 많다는 생각이 든다. 주방의 경우 냉장고는 모델하우스에 비치해 놓은 크기의 것만 들어가게 공간이 마련되고, 가스레인지나 식기 건조기, 세척기, 거실 장식장 등을 분양가에 포함시켜 결국 강제 구매 결과를 빚기도 한다. 이렇게 되면 기왕에 쓰던 것이나 아파트에 배치돼 있는 것 중 하나는 버려야 하기 때문에 과소비·낭비를 초래할 수도 있다.
주택회사 측으로서야 많은 가구분을 분양하려면 소비자의 높은 욕구에 맞춰야겠지만, 무리 해서라도 아파트를 장만하려는 입주민들에겐 경제적 부담이 될 수 있다. 이런 것은 선택 사항으로 한다면 더 경제적일 수 있을 것이다. 마찬가지로 고급 욕실을 지향하는 월풀 욕조나 전자 비데, 마당 개념을 대신하는 독립 현관 등은 입주자의 욕구에 따라 선택하도록 하는 게 바람직하다. 바이오세라믹 바닥 시공, 특수 섀시 등 입주민을 유혹하는 고가 선택사항들이 너무 많은 것도 눈에 띈다. ◇꼼꼼히 살펴야
모델하우스가 실제 아파트 내부와는 무척 다르게 꾸며져 있는 경우가 있다. 실내가 넓어 보이게 앞 베란다, 뒷 다용도실, 작은 방 등을 확장해 놓은 뒤 같은 바닥재를 사용, 더 넓어 보이게 해 소비자의 구매 욕구를 자극한다.
하지만 아파트가 완공된 후 면밀히 살펴보면 가장 저렴한 자재를 쓴 것 같은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모델하우스의 홍보 책자에 아주 작은 글씨로 '면적 및 치수, 자재 등이 실제 시공 때 다소 차이가 날 수 있다'고 명시돼 있어, 시공자들의 책임 회피 여지까지 미리 준비해 두고 있다.
결국 책임은 입주민들 자신에게 돌아간다. 아파트를 선택할 때 선전 문구나 모델하우스의 겉모습에만 치중할 것이 아니라, 가격·품질·실용성 등을 꼼꼼히 살펴 보는게 중요하다.
정리=金英修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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