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티즌도 '행시'모르면 '원시인'

입력 2000-07-01 14:01:00

행시 못하면 무능력자?

행정고시가 아니라 삼행시, 이행시붐을 타고 삼행시 경품타기, 삼행시 사이트가 급속도로 퍼져나가는가하면, 영어삼행시 수필삼행시 사이트까지 생기고 있다.

동아오츠카와 다라니닷컴에서 최고의 삼행시를 짓는 네티즌에게 인터넷 PC를 선물로 내걸었나하면, 웅진닷컴에서는 매일 10명의 우수 삼행시를 지은 네티즌을 골라 영화티켓(1인당 2매)을 제공한다. 또 앤커플에서는 곰인형을, 샐러리맨홈페이지에서는 MBC의 협찬으로 매주마다 2명을 골라 5만원 주유권을 제공하고 있다.

사오정 열풍을 잠재우고, 잘자 내꿈꿔 시리즈까지 따돌린 채 사이버시대 유머의 왕좌를 차지한 행시유머가 사랑받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부터.

간혹 순발력과 재치있는 문답으로 탄성을 자아내게도 하지만 사이버상의 언어파괴와 지방사투리, 외래어, 욕설까지 활용하면서 어떤 행시라도 못짓는 법이 없다. 예전에는 꿈도 못꿨을 앙드레김 버전·지오디버전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앙:앙녕(안녕)하세요/드:드(디)자이너예요/레:레(내)이름은/김:김봉남이예요.

혹은 지:지오디가 나간다/오:오빠!/디:(바지) 디(뒤)집어 있었어요라는 식으로 신출귀몰한 행시가 다 쏟아진다.

요즘 최고의 인기를 얻고 있는 삼행시 버전은 행님과 아그야로 불리는 조폭시리즈. 짜:짜장면이 불었습니다요, 행님/장:장난 안게 불었습니다요. 행님/면:면목없습니다요, 행님식이다.

요즘에는 삼행시는 물론이고, 이행시, 오행시, 14행시까지 장행시도 등장했고, 행시에 성대묘사, 굼뜬 표정, 스타나 광고버전(허준, 임오근), 과일이나 야채버전까지 속속 등장하고 있다.

임:임오근이오·진맥을 해보겠소/오:오오~~(어허)/근:근데 어디가 아프시오?

이처럼 행시가 유행하는 이유에 대해 의료전문웹진 임펄스의 편집장이자 정신과 전문의 하지현씨는 "조금만 머리를 굴리면 누구나 다 지을 수 있다는 자신감을 제공하는 것이 행시유머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말한다.

마지막으로 최근 유행하는 핸드폰과 앙드레김 최신 버전. 핸:핸(형)님 제가 노래 한곡 불러보겠습니다/드:드(더)럽게 헤(혀)가 짧군, 아그야/폰:폰단폰단(퐁당 폰당) 돌을 던지자.앙:앙앙앙 어떻게/드:드레스가 찢어졌당~~/레:레(내)일이 공연인디/김:김샛당. -崔美和기자 magohalm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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