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 한나라당 총재가 민생 챙기기 행보에 가속도를 붙이고 있다. 이같은 움직임은 당내 '기획위원회'가 최근 이 총재의 대선 마스터 플랜 수립에 착수한 것과 맞물려 주목받고 있다.
남북정상 회담을 계기로 야당의 입지가 상대적으로 약화되고 있는 상황을 감안할 경우 이 총재로선 2년여 앞으로 다가온 대선 정국을 의식, 국면 타개책 모색과 함께 대선주자 이미지 강화에 나서게 됐다는 분석도 가능하다.
결국 이 총재의 대선 플랜이 가동되기 시작한 셈이며 실제로 민생행보 계획도 기획위원회에서 입안한 아이디어의 일환이라는 것이다. 기획위원회의 한 관계자도 "이 총재의 대선 플랜 가운데 이미 1단계에 돌입한 것으로 보면 된다"고 말해 이같은 분석을 뒷받침 했다.
이 총재는 28일엔 김기배 사무총장 등 당직자들과 함께 상습 수해지역인 경기 파주시 문산읍 일대를 찾아 본격적인 장마에 앞서 수방대책과 문산철교 복구현장 등을 살펴본 뒤 관계 공무원과 건설 노동자들을 격려했다.
이날 방문에 대해 당 대변인실도 "이 총재의 문산 방문은 지난해 8월 수해 이후 세번째로 전시효과가 아닌 민생(책임)정치의 면모를 보여 줬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 총재의 민생 현장 살피기는 이에 앞서 의료계 집단 폐업중이던 지난 21일 여의도 성모병원 방문, 23일 서부전선 해병부대 시찰, 24일 서울대병원 방문 등 최근 들어 부쩍 잦아지고 있다.
의.약 분업 갈등과 관련, 지난 24일 여야 영수회담을 제의하게 된 것도 잇단 병원 방문을 통해 환자들의 고통을 체감했기 때문이라고 측근들은 전했다.
이 총재가 27일부터 매주 당내외 경제 전문가들과 함께 각종 경제현안을 놓고 간담회를 갖기 시작한 것도 이의 연장선상에서 이해된다. 현 경제난과 관련, 야당 총재로서 정책적 대안 마련을 위한 자문을 구할 수 있는 것은 물론 이 과정을 통해 경제적인 식견을 제고시킴으로써 확고부동한 대선주자 이미지를 다지겠다는 것이다.
비록 2년 뒤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를 앞두고 있지만 한나라당 안팎에서 다른 가능성을 상정하지 않고 있는 만큼 이 총재의 대선 재도전은 벌써 시작된 것이나 다름없다.
徐奉大기자 jinyoo@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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