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민당은 져도 오부치파는 이겼다

입력 2000-06-28 14:25:00

(도쿄연합)지난 25일 실시된 일본 중의원 선거에서 자민당의 전체적인 부진에도 불구하고 최대파벌인 오부치(小淵)파가 유일하게 세력을 확장, 당분간 독주를 계속할 것으로 전망된다.

오부치파는 이번 선거에서 중의원이 1명 늘어난 58명에 참의원 36명을 포함, 양원 의원수가 94명이 됐다. 파벌 실력자였던 고(故) 다케시타 노보루(竹下登) 전총리의 동생 와타루(亘)씨와 가지야마 세이로쿠(梶山靜六) 전관방장관의 장남 히로시(弘志)씨 등 무파벌 당선자가 상당수 가입할 것으로 보여 세력이 100명선을 넘어설 전망이다.

오부치파는 가토(加藤)파와 모리(森)파 등 다른 주요 파벌이 모두 퇴조함에 따라 세력차가 더욱 커졌다.

차기 총리를 노리는 가토 고이치(加藤紘一) 전간사장이 이끄는 가토파는 이번선거에서 9명을 잃어, 중의원 42명과 참의원 17명 등 총 59명으로 파벌서열 3위로 밀려났다.

모리 요시로(森喜朗) 총리를 배출한 모리파는 중의원이 39명으로 3명 감소하는 등 전체 61명으로 줄어들었지만 가토파의 고전으로 당내 제2의 파벌 자리를 차지했다. 에토.가메이(江藤.龜井)파는 총 52명(참의원 21명)으로 무려 11명이 줄어 가장 큰 타격을 받았다.

총선에서 오부치파만 승리를 거둔데 대해 당내에서는 선거가 사실상 오부치파의 주도로 치러지면서 비례대표 순위 등에서 유리하게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불안 요인도 없지않다. 오부치 게이조(小淵惠三) 전총리의 타계로 지도부에 공백이 생긴 데다 그동안 사실상 오너로서 막후에서 영향력을 행사해온 다케시타 전총리의 서거로 조정자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와타누키 다미스케(錦貫民輔) 현회장이 중의원 의장으로 내정돼 회장감 조차 없다.

이에 따라 하시모토 류타로(橋本龍太郞) 전총리에게 회장을 맡긴 뒤 노나카 간사장, 아오키 미키오(靑木幹雄) 관방장관, 무라오카 가네조(村岡兼造) 회장 대리 등의 집단지도체제로 끌어가는 방안이 강구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편 다음달 4일 발족될 차기내각의 관방장관에는 나카가와 히데나오(中川秀直.56) 자민당 간사장이 임명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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