옅은 푸른 눈, 도톰한 입술, 고운 금발….
누구는 "죽도록 아름다운 배우"라고 했다. 샤를리즈 테론(25). '데블스 애드버킷'에서 키아누 리브스의 아내로 나와 악마에 의해 갈가리 찢기던 여인. 그러나 동맥을 절단하면서도 악의 손길을 거부하던 맑은 영혼의 소유자.
괴로움으로 자해하는 끔찍한 장면이지만 '데블스 애드버킷'에서 보여준 완전 나신(국내 영화에서는 가위질 당했다)은 숨을 멎게 할 정도로 관능적이다. 최근 개봉된 '사이더 하우스'의 어두운 방안에서 보여준 나체 실루엣도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고혹적이었다.
179㎝의 훤칠한 키. 6세 때부터 시작한 발레로 균형 잡힌 몸매. 할리우드가 탐낼 만한 배우다. 남아공 출신. 18세까지 사진 모델로 활약했다. 무릎을 다쳐 더 이상 발레를 하지 못하자 택한 직업.
그러나 지난 94년 LA에서 르네 루소의 매니지먼트를 담당하고 있는 존 크로스비를 만나면서 영화배우의 길로 들어선다. 첫 기회는 폴 버호벤의 '쇼걸'. '원초적 본능'을 연출한 버호벤의 신작이란 점에서 스타덤에 오를 수 있는 좋은 기회. 그러나 근소한 차이로 엘리자베스 버클리에게 배역을 빼앗겼다.
오히려 그녀에겐 다행스런 일. 배우에게 '싸구려'란 이미지를 줄 수도 있었기 때문. 나중에 영화가 최악이란 평을 받자 그녀는 "아마도 내게 수호천사가 있었던 것 같다"고 했다.
'댓 싱 유두'에서 티나역을 맡기는 했으나 사람들의 시선을 끈 것은 역시 테일러 핵포드 감독의 '데블스 애드버킷'. 관능적이면서도 지적이고, 거기다 연약함까지 갖고 있는, 3박자의 여배우라는 평.
'셀리브리티'에서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우디 앨런과 공연했으며, '우주비행사의 아내'에선 조니 뎁, '야드'에서 제임스 칸과 함께 출연하면서 세인들의 주목을 끌었다. 2000년에는 아버지의 빚을 떠 안고 혼자 남겨지는 '배거 밴스의 전설'과 벤 애플렉과 공연하는 '순록게임'에 출연중이다.
알콜중독자였던 아버지의 학대, 우울한 어린 시절. 뜻하지 않게 접어야 했던 발레리나의 꿈. 샤를리즈 테론은 이제 할리우드에서 날아오르고 있다.
'날개를 단 아프로디테'로.-金重基기자 filmton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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