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김수녕 올림픽 간다

입력 2000-06-20 00:00:00

'김수녕의 화려한 재기성공과 정창숙의 안타까운 침몰'

올초 경북 예천군청에 적을 두고 제2의 인생을 설계하며 '돌아온 신궁' 김수녕은 또다시 올림픽 영광을 노리게 됐다. 그러나 여자양궁의 간판스타인 대구서구청 정창숙은 마지막 관문에서 무릎을 꿇고 분루를 삼켜 또다시 '국내용'이란 징크스를 벗어나지 못했다.

19일 태릉선수촌에서 끝난 2000년 국가대표 시드니 올림픽파견 7차선발전 마지막 날 경기에서 김수녕은 뒷심을 발휘하며 올림픽 티켓을 놓치지 않았다. 지난 15일 대회 첫날부터 줄곧 선두를 지켜오다 18일 한때 4위로 추락했다가 마지막 날 배점 5점을 얻어 3위로 턱걸이하는 저력을 발휘했다. 김수녕은 3장의 시드니행 티켓 가운데 1위와 2위를 차지한 인천시청 김남순과 경기체고 윤미진에 이어 남은 마지막 한장을 움켜쥐는 행운을 잡은 것. 윤미진은 이번 선발전 마지막 단계서 탈락한 경북 경주여고 최남옥과 함께 '여고생 궁사'로 돌풍을 일으켰던 주인공.

지난 88년 서울올림픽 2관왕(개인·단체)과 92년 바르셀로나올림픽 단체전 금메달 등 올림픽 3관왕에 올랐다 결혼과 함께 93년 은퇴했던 김수녕. 은퇴 6년만인 지난해 다시 활을 잡았으나 세인의 큰 관심을 끌지 못했다. 그러나 경북 예천군청의 문형철 감독과 만난 김수녕의 부활 행진곡은 성공했고 다시 한번 올림픽 금신화가 기대된다.

그러나 정창숙은 또한번 깊은 수렁에 빠지게 됐다. 지난 89년 여고1년때 국가대표로 선발되며 국내 여자 양궁계에 샛별로 떠올랐던 정창숙은 그동안 각종 국내대회를 휩쓸면서도 국제대회서는 잇따라 부진한 성적으로 '국내용'이란 오명에 시달려 왔었다. 지난해 국가대표로 새로운 출발을 다짐했던 정창숙은 이번 시드니행 탈락으로 주위사람들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한편 경북 예천군청은 이번 시드니올림픽에 김수녕 뿐만아니라 남자대표로 장용호까지 보내게 돼 양궁의 고장으로 또한번 명성을 얻게 됐다.

정인열기자 oxen@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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