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일동포 오페라가수 전월선씨

입력 2000-06-17 15:06:00

조총련 소속으로 북한국적을 포기, 민단으로 넘어와 한국국적을 취득한 이후 평양, 서울 양쪽에서 공연한 재일동포 오페라 가수 전월선(田月仙·41)씨가 최근 일본 도쿄(東京)에서 민단과 조총련 동포들이 한자리에 모인 '원 코리아 페스티벌'에서 '고려산하 내사랑'을 불러 재일동포들의 심금을 울렸다.

"…북이든 남이든 어디에 살아도 모두가 똑같이 사랑하는 형제가 아니던가…" 지난 1994년 서울 발표회에서 첫 공개된 이 노래는 그녀의 대표곡. "한반도는 모든 곳이 고향"이라는 전씨는 재일동포 2세. 경남 출신의 부친은 사업 지원을 해주는 조총련에 들어갔고 조부모가 세상을 떠나도 고향에 돌아가지 못하는 아픔을 겪었다. 1983년 정식 오페라가수로 데뷔한 전씨는 1985년 평양서 열린 세계음악제에 초청돼 김일성주석 앞에서 공연된 오페라 무대에 출연하는 등 유명해지기 시작했다.

그러나 세계무대로 진출하기 위해서는 북한 국적으로는 어려움이 많았다. 1993년 한국 국적을 취득하고 다음해 서울공연을 성사시켰다.

그후 부친도 공산주의에 실망, 한국 국적을 취득했으나 모친은 귀국선을 타고 북한으로 들어간 아들을 걱정해 조총련 소속으로 남았다. 한지붕 두체제. 그들에게 지난 50년은 너무나 길었다.

전씨의 노래 '고려산하 내사랑'의 가사속에는 동포들의 희망이 포함돼 있다. "이 노래를 북한사람들에게도 들려주고 싶다"는 그녀의 꿈이 이제 성큼 다가오고 있다.

朴淳國 편집위원 tokyo@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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