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회담이라는 딱딱한 외교적 분위기보다는 잔치집 같은 푸근함이 훨씬 강했어요"
김대중 대통령 북한 방문시 특별수행원으로 동행했던 삼성전자 대표이사 윤종용(56) 부회장은 16일 산학경영기술연구원 개원 10주년 기념행사 참석차 대구에 와 당시 온 몸으로 느꼈던 감동이 아직도 생생하다고 말했다.
"방북 마지막 날인 15일 열린 오찬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계속 술을 권해 모두들 비행기 출발시각을 걱정했을 만큼 만취했어요" 윤 부회장은 지난해에도 사업차 북한을 방문했었지만 이번 같은 환대는 없었다며 '정상회담효과'를 강조했다. 첫날 만찬장에서 북한은 우리측 인사들의 만년필까지 조사했지만 마지막 날은 보안검색이 생략될 정도였다는 것.
윤 부회장은 또 남북경협도 본 궤도에 접어들 것이라고 기대섞인 전망을 내놓았다. 당장 구체적인 사업추진이야 어렵겠지만 이번 방북 기간동안의 우호적인 분위기로 볼 때 이변이 없는 한 남북간 교류는 지속적으로 확대될 것이라는 자신감을 피력했다.
윤 부회장은 지난해 6월 북한을 방문, 북한 고위층 인사를 중국 현지공장에 초청하는 등 남북정상회담 이전부터 북한 관계자들과 교류해온 윤 부회장은 특히 남북간 전자산업 교류가 활성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방북시 북한의 전자산업 최고 책임자는 경공업부 산하 차관급이었는데 이번에 가보니 전자부라는 장관급자리가 신설돼 있었어요. 북한이 전자산업 육성에 큰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짧은 시간동안이었지만 상호간 신뢰가 구축되는 것을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는 윤 부회장은 방북기간중 찾았던 조선컴퓨터센터의 우수한 인력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말했다.
윤 부회장은 그러면서도 제도 미비와 SOC 부족이라는 복병이 남북경협 가도에 숨어있다는 지적을 놓치지 않았다.
"투자보장과 이중과세방지협정이 체결되지 않았고, 원산으로 가는 고속도로 터널 안에 전등이 켜져있지 않을 정도로 SOC도 미비한 상황에서 물류 비용도 높아 북한내 생산제품은 경쟁력이 낮은 게 현실입니다"
개성이나 비무장지대(DMZ)내에 공단을 건설, 육로로 교류하면 투자하겠다고 북한 당국에 건의했지만 체제유지라는 민감한 사안과 관련된 만큼 북한측은 해상교류를 고집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우리는 철저하게 경제논리에 따라 북한에 투자할 것입니다. 대구.경북지역 기업인들도 북한의 현 상황을 냉정하게 판단,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습니다"
윤 부회장은 제반여건이 성숙할 경우 삼성전자 협력업체까지 북한에 들어가 대량투자를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金嘉瑩기자 kk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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