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정상은 14일 새 천년 한반도의 평화 정착과 통일의 초석이 될 역사적 합의문에 서명했다. 두 정상은 연쇄 회담을 통해 남북간 화해와 통일문제, 긴장완화와 평화정착 문제, 이산가족 상봉문제, 경제.사회.문화등 다방면에 걸친 교류 협력 문제에 의견 접근을 봄으로써 남북이 공영(共榮)할수있는 교두보를 마련한 것이다. 남북은 이미 7.4공동선언과 92년의 남북기본합의서를 통해 한반도 평화정착의 밑그림을 그린적은 있다. 그러나 이번처럼 양쪽 정상이 세계가 지켜보는 가운데 마주앉아 한반도의 평화를 논의하고 겨레의 미래를 걱정한것은 48년 정부수립이래 처음의 일이기에 "우리도 통일을 이룰수 있다"는 믿음을 더욱 갖게되는 것이다.우리는 두 정상이 짧은 시간이나마 화해와 협력을 통한 남북의 신뢰 구축에 성공한것을 높이 평가하면서 "남과 북은 함께 번영을 이룩해야 하는 공동 운명체로서 책임있는 당국자간의 지속적인 대화가 이뤄져야 한다"는 김대중대통령의 만찬사에 공감한다.
##남북 共榮의 시발점
합의문 1항과 2항에 명시된 한반도에서의 화해와 긴장완화및 항구적 평화정착문제는 남북은 물론 세계인이 갈구하고 있는 평화의 메시지로 보아 마땅하다. 지구촌에 유일하게 남은 '냉전의 섬'인 한반도에 드디어 화해와 평화의 숨결을 불러일으키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보아 손색이 없을것이다. 이와함께 합의문 3항에서 이념과 체제의 희생물로 반세기가 넘도록 소식조차 모른채 살았던 남과 북의 1천만 이산가족 상봉을 다룬것은 이념과 체제를 떠나 인류애적 차원에서 지극히 당연한것으로 보여진다.이에 곁들여 남북정상이 경제, 사회등 다방면의 교류 협력을 활성화하기로 합의한 것 또한 통일에 대비한 협력 체제를 갖추자는 것으로 받아들이고 싶다. 사실상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남북 경제협력이 주로 논의될 것으로 예상됐던만큼 경제뿐 아니라 사회, 문화 등도 확대 교류하자는 합의문에서 남북대화에 기울이는 양쪽의 열의를 읽을 수 있음직 하다. 이제 남북 관계는 반드시 넘어야할 큰 산을 하나 넘었다는 느낌이다. 그러나 이번 정상회담은 어찌보면 한반도 문제 해결과 남북의 공존공영의 종착점이 아니라 시발점(始發点)이란 생각도 든다.
##한반도 둘러싼 4강의 각축
우선 국제적으로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미.일.러.중의 4강이 한반도에 영향력 확대에 신경을 곤두 세우고 있다. 미 국무부 필립라커 대변인이 이번 정상회담을 두고 "한반도 긴장을 근본적으로 감소시키는 출발점 되기를 희망한다"고 논평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된다.
이번 정상회담을 둘러싸고 미국은 영향력이 줄어들 것을 우려하는 반면 중국은 영향력 확대를 내심 반기고 있고 러시아 또한 영향력을 잃지 않기 위해 동분서주 하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4강이 복잡한 고려와 계산으로 한반도를 둘러싸고 각축을 벌이는 가운데 남북통일을 자주적으로 이루고 화해협력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울 것인지가 새삼 절감된다.
남한측이 지금까지 실질적인 협력의 확대를 통해 항구적인 평화체제에 이르는 방안을 주장한 반면 북측은 통일과 분단, 자주와 민족 대단합 등 명분론적 문제에 매달려 왔다.
그래서 북한은 과거에 남북회담에 대한 논의가 있을 때마다 전제조건으로 보안법 철폐와 미군 철수조건을 내세워 판을 깨곤 했었다.
그런만큼 남북이 남북통일을 자주적으로 한다는 합의서 1항이 어쩐지 찜찜한 느낌인 것이다. 잘 돼가는 통일잔치에 재 뿌리자고 하는 말이 아니라 일단 정상회담에서 남북 화해와 협력에 합의는 해놓고 구체안을 마련하는 실무회담에서 '자주 통일'을 위해 미군 철수등을 해야한다고 주장하면 어쩔거냐는 말이다.
사실 남북한은 72년에 자주.평화.민족 대단결의 3대 통일원칙을 천명한 7.4남북공동성명을 선언하고 92년에는 '화해와 불가침 및 교류협력에 관한 기본 합의서'를 발효시켰지만 잇달아 남한에 잠수함을 침투시키고 남파 간첩을 강화했었던 것이다. 그러만큼 우리는 이번 정상회담에 뒤따른 구체적인 시행안이 현실성 있게 한반도 평화정착에 안전 장치 역할을 하게끔 마련되기 바란다.
이산가족 상봉 연례 행사로
이산가족 상봉도 1회성 이벤트로 추석에 200~300명이 만나는 정도에 그쳐서는 안된다. 좀더 진지하게 다루어서 만나고 싶으면 연례적으로나마 만날 수 있는 상시 상봉의 기틀을 마련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이제는 민족 대단합을 위한 장정(長征)의 서막이 올랐다.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남북이 서두르지 말고 쉬운것부터 차근 차근 해결해 나가면서 그동안의 반목과 질시를 털어버리고 신뢰를 구축 토록해야 할 것이다. 김정일(金正日)위원장이 서울을 답방한다면 남북 화해의 분위기는 더욱 고조될것임을 부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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