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공영 NHK 방송은 이날 오전 북한에 도착한 김대중 대통령을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직접 공항으로 마중나간 것은 남북한간의 "신뢰구축의 제1보"라고 보도했다.
NHK는 서울의 중계를 받아 김 대통령의 공항 도착 소식을 상세히 전하고 "김 위원장이 공항에 직접 마중나간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라면서 트랩을 내린 김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양손을 잡고 확실하게 악수를 했다"고 전했다.
○…미국의 CNN 방송은 한반도의 장래를 결정하게 될 역사적 정상회담이 김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매우 상징적인 악수로 시작됐다고 보도했다.
CNN은 마이크 치노이 특파원의 평양발 기사에서 김 위원장이 이례적으로 평양의 공항에서 수많은 군중 앞에 모습을 드러내고 활주로에서 김 대통령을 영접한데다 두손을 모두 사용해 악수를 나눈 사실은 상징하는 바가 크다고 지적했다.
치노이 특파원은 이같은 악수는 김 위원장이 남북한간 긴장 완화에 진지한 자세를 가지고 있음을 보여 주는 정치적 상징이자 남북한 지도자들이 상호인정하고 있음을 뜻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 포스트는 "한반도를 피로 얼룩지게 하고 혈육간의 왕래를 막게한 전쟁이 끝난 지 50년만에 남북한 지도자가 북한 수도 평양에서 만나 화해를 향한 역사적 노정에 들어섰다"면서 두 정상이 만나는 장면을 상세히 보도했다.
신문은 이어 수수께끼같은 북한 통치자 김정일이 뜻밖에도 공항에 직접 마중나와 그의 상대와 악수를 나눈 일은 사흘간의 남북정상회담 전망을 밝게 해주는 것으로 평가했다.
○…중국 언론들은 13일 남북정상회담 취재를 위해 신화통신과 인민일보 등이 평양에 기자를 파견하는 등의 방식으로 집중 보도하면서도 사실만 전하고 논평은 거의 하지 않는 신중한 자세를 견지했다.
관영 신화통신은 김 대통령이 서울을 출발할 때부터 정상회담을 가질 때까지 '플래시'(flash) '어전트'(urgent) 등 갖가지 방식으로 영문과 중국어로 10여 차례나 보도해 이번 회담에 대한 비상한 관심을 그대로 반영했다.
신화통신은 이날 오전 세계 언론 가운데 최초로 김 위원장이 13일 평양 순안공항에서 김 대통령을 직접 영접하며 김 대통령이 최고의 의전상 예우를 받게 될 것이라고 특종보도하기도 했다.
○…인민일보도 신화통신과 마찬가지로 평양에 기자를 파견해 현장 보도를 하면서 웹사이트상에서 남북정상회담에 대해 학자 2명이 토론을 벌이고 일반인도 참가하는 극히 이례적이고 비교적 자유로운 보도 태도를 취했다.
중국인들은 이 토론에서 "남북한 두 정상이 악수를 하는 것을 보고 중국-대만 양안의 현상태를 생각하니 비통한 감정을 느낀다"거나 "조선인들은 중국인들보다 응집력이 있다" "조선 지도자는 비교적 젊고 박력이 있다"는 등 부러움과 함께 양안관계에 대해 다소 비판적인 자세를 보였다.
○…중국과 분단상태에 있는 처지인 대만 언론들도 남북정상회담에 매우 높은 관심을 보이며 진행상황을 면밀히 관찰하고 있다.
대만내 여론이 대만과 중국도 평화를 토의하기 위해 정상회담을 갖게 될 수 있을 것인가에 관해 양분돼 있는 가운데 13일 대만의 영자지 차이나 포스트는 양안 정상회담 가능성에 낙관적인 입장을 표명했다.
포스트지는 '두 한국의 정상회담은 베이징(北京)과 타이베이(臺北)를 고무시켜야 한다'는 제목의 논설에서 양안간 정상회담으로 긴장을 해소하고 군사충돌의 위험을 방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논설은 "남북한 지도자들이 최초의 정상회담에 합의할 수 있었던 것은 주로 실용주의에 입각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어느쪽도 상대방에 자신의 이데올로기를 받아들이도록 강요하지 않았으며 양측은 상대방을 대등한 바탕 위에서 상대하려는 의도를 지니고 있다"고 지적했다.
○…러시아 TV와 라디오 방송들은 13일 남북정상회담을 역사적인 사건으로 평가하면서 비중있게 다뤘다.
민영 N-TV는 정오 뉴스의 국제뉴스 머릿기사로 김 대통령의 평양방문 소식을 전하면서 김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첫번째 정상회담을 통해 한반도 통일방안과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 문제 등을 논의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방송은 이어 김 대통령이 순안공항 트랩을 내려설 때 북한 주민들의 열렬한 환영에 놀란 모습마저 보였다고 소개한 뒤 흥미롭게도 김 위원장이 직접 공항에서 김 대통령을 영접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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