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인 3종 경기의 이석천씨

입력 2000-06-13 14:22:00

철인(鐵人). 바다수영 3.9㎞, 사이클 180.2㎞, 마라톤 42.195㎞를 17시간 안에 주파한 사람에게 주어지는 칭호이다. 대구에서 한 보험회사 '철인대리점'을 운영하고 있는 이석천(46·범어동·사진)씨. 키 175㎝에 몸무게가 62㎏ 밖에 안되는 호리호리한 체격이지만 불혹을 훨씬 지난 나이에 철인 칭호를 무려 세번이나 받은 진짜 철인이다.

이씨가 철인 3종경기에 입문한 것은 3년 전. 사업 실패가 계기였다. 출판업을 하다 실패하고 좌절감에 젖어 있던 중 우연하게 철인경기 신문 기사를 보고 경기 출전을 결심했다.

"사업에 실패한 뒤 마음이 무척 나약해졌습니다. 가장 힘들다는 철인 3종경기에서 완주해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회복하고 싶었습니다". 6개월의 강훈 끝에 출전한 첫 경기. 1997년 8월31일 제주도 성산 일출봉에서 열린 제7회 철인3종경기대회에서 226.3㎞구간을 13시간40분23초에 주파했다. 85명의 출전자 가운데 18위에 해당하는 기록. 이듬해와 지난해 대회에서는 기록을 13시간 20분대로 끌어 올렸다.

이씨는 매일 오전 7시 앞산밑 수영장에서 2㎞ 수영 연습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주말에는 대구 철인클럽 회원들과 100㎞ 사이클 합동훈련을 한다. 다음 목표는 12시간대에 진입하는 것. 해병대 시절 익힌 바다수영엔 자신이 있지만 마라톤은 기록이 떨어진다. 그래서 저녁시간에 짬을 내 신천 둔치를 달린다.

"철인 3종경기는 남과의 경쟁이 아니라 자신과의 싸움입니다. 스스로를 이기지 못하면 완주가 불가능하지요. 건강한 신체와 강인한 정신력이 있어야 이 싸움에서 승리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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