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시가지 수만명 환영 인파

입력 2000-06-13 12:01:00

○…김대중 대통령이 13일 오전 10시 25분께 평양 순안공항에 도착했을 때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비롯해 북측 주요인물들이 공항에 나와김 대통령을 영접했다.

이날 위성중계된 TV방송 장면에 잡힌 북측 주요 영접인물은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위원장, 조명록 국방위원회 제1부위원장, 김국태.김용순.최태복 노동당 중앙위원회 비서 등으로 이들은 김 국방위원장과 함께 비행기 트랩 앞까지 걸어가 김 대통령을 영접했다.

기내 영접을 담당해 특히 눈길을 끌었던 북측 인사는 '주석부 외사국장' 전희정으로, 김일성 주석 때부터 이 직책을 맡았으나 주석제가 폐지된 현재의 정확한 직책은 파악되지 않고 있다고 일부 탈북자들은 말했다.

의장대 사열을 마친 뒤 김 대통령과 인사를 나눈 북측 인사 가운데에는 강석주 외무성 제1부상, 송호경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부위원장 등 낯익은 얼굴들도 눈에 띄었다.

김 국방위원장의 부인 김영숙씨는 공항에 나오지 않았고 당 중앙위 비서 가운데 한성룡(경제 담당), 김기남(선전 담당), 김중린(노동단체 담당), 전병호(군수 담당), 계응태(공안 담당) 비서 등은 보이지 않았다.

이 외에 백남순 외무상의 모습도 TV중계 장면에는 보이지 않았다.

○…북한 평양 주민 수만명은 13일 역사적인 첫 남북정상회담을 위해 평양에 도착한 김대중 한국대통령을 환영했다.

주민들은 잘 차려 입고 있었으며 손에는 인조 꽃을 든 채 도로를 따라 늘어서 있었다.

평상복 차림의 보안요원들이 30m 간격으로 배치돼 있었으며 노동당 중앙위원회 번호판을 단 차량들이 많았다.

평양 공항에는 전례없는 보안조치가 취해져 모든 승객들은 입구에 세워진 금속탐지기를 통과해야 했다.

새로 단장된 공항 도로에는 주황색 카펫이 깔렸으며 연단과 의장대도 마련됐다.공항 양측 깃대에는 북한 인공기가 걸려 있었다.

○…김 대통령은 13일 사상 최초의 평양방문과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비교적 편안하고 담담하게 아침을 맞은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김 대통령이 전날밤 11시쯤 잠자리에 들었고 평소대로 오전 6시경 일어났다"면서 "조간 신문을 보면서 마음을 가다듬은 뒤 부인 이희호(李姬鎬) 여사와 함께 한식으로 간단한 아침식사를 했다"고 말했다.

오홍근(吳弘根) 국정홍보처장은 이날 오전 롯데호텔 프레스센터에서 가진 브리핑에서 "김 대통령이 아침식사로 콩나물국과 계란반숙 반쪽, 딸기 샐러드, 커피를 들었다"고 밝혔다.

김 대통령은 당초 식사후 가족 모임을 가질 예정이었으나 출발시간이 촉박해 취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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