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오후5시경 대구시 중구 봉산동 봉성갤러리. 제3회 대구 미술품경매전 마지막날인 이날, 오후3시부터 시작된 미술품 경매가 막바지에 다다르고 있었다.〈사진〉
이날 경매장은 미술시장 침체를 반영한 탓인지 경매 작품이 잇따라 유찰돼 김빠진 맥주처럼 지루하고 텁텁한 공기가 휘감고 있었다. 그러나 전체 150개 작품 중 145번째 순서로 대구 출신 서양화가 이인성의 정물화(8호) '장미'가 나오자 분위기가 술렁거리기 시작했다. 경매 참여자들은 이 순간을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긴장과 흥분이 고조되면서 경매장 분위기가 활기차게 바뀌었다.
20대 여성 경매사도 호흡을 가다듬은 뒤 첫 출발가격을 불렀다. "6천". 여기저기서 사겠다는 팻말이 올라가고 경매가격은 점차 높아져갔다. 7천…8천400…9천500…1억. 16차례 경매가격이 올라간 끝에 1억원을 돌파하고 가격은 계속 치솟아 1억6천만원까지 달했다. 그러나 잠시 소동이 일어났다. 경매사가 잠시 착각을 일으켜 경합이 일어나지 않은 상태에서 계속 가격을 불러 항의를 불러일으켰기 때문이었다. 다시 1억4천만원에서 경매가 재개돼 2명이 경합한 끝에 최종 1억5천500만원에 낙찰됐다. 경매장 여기저기서 박수가 터져나오고 낙찰자는 축하 인사를 받았다.그러나 이날 전체적인 경매상황은 좋지 않았다. 전체 150개 작품 중 104개 작품이 유찰돼 낙찰률이 30%를 겨우 넘는 데 불과, 지난해 45%대에도 크게 못 미쳤다. 특히 이인성 작품을 제외하고 500만원 이상 3천만원대의 작품은 모두 유찰됐다.봉산문화협회 손동환회장은 "이인성화백의 작품이 낙찰된 것은 반가우나 전체적인 경매상황은 상당히 저조한 편"이라며 "하루빨리 경기가 살아나 지역 미술애호가들의 관심을 되찾기를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金知奭기자 jiseo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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