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널정보-심야 북한영화 시청률 경쟁

입력 2000-06-12 14:29:00

MBC와 SBS가 12일 남북정상회담을 맞아 심야시간대에 북한의 영화로 시청률 경쟁에 나선다.

MBC가 12일 새벽 1시15분 방송할 북한영화는 북한 조선예술영화제작소가 1986년 제작한 '온달전'.

하용만 감독이 고구려 평원왕시절 전설처럼 전해져 내려오던 바보 온달과 평강공주에 얽힌 고구려 야사를 영화화한 작품이다. 김부식의 '삼국사기'중 '온달설화'에 기초해 제작됐다. 평민의 신분이지만 애국심과 충성심으로 가득한 온달과 공주의 신분으로 지혜롭게 자신의 삶을 선택한 평강공주와의 신분을 초월한 사랑이 고구려와 중국 주나라와의 전쟁속에서 펼쳐진다. 최순규(온달 역), 최금옥(평강공주) 등 인민배우들이 출연한다.

북한은 이 영화에서 국난을 극복하는 온달의 기개와 용맹, 충성심을 강조하고 있다. 남북한이 공유하고 있는 고전에 바탕을 둔 작품이어서 친근감을 준다. 상영시간은 82분. 온달은 남한에서도 '빛나는 우리 조상' ' 한국인물 탐사기' 등에서 훌륭한 인물로 평가받은 인물. SBS는 같은 날 비슷한 시간대(새벽 1시)에 북한 영화 '안중근, 이등박문을 쏘다'를 대응 편성했다.

'안중근…'은 지난 98년 9월 방송사상 최초로 공개된 북한 영화로 1979년에 제작된 대작이다. 인민배우 출신으로 북한 최고의 명성을 얻고 있는 엄길선 감독이 만들었다. 1909년 10월 일본인으로 가장한 안중근의사가 만주 하얼빈역에서 러시아 군대의 사열을 받는 이토 히로부미를 제거하기까지의 과정을 생생하게 재현하고 있다. 특히 거사가 일어났던 만주 하얼빈역에서의 촬영이 현장감을 더하고 있다는 평이다. 침략의 원흉 이토 히로부미가 만주에 온다는 소식을 접하고 그를 사살키로 결심 한 후 이를 실행에 옮기기까지 우리 민족의 울분을 대신 표현한 인간 안중근의 내면세계와 삶의 단면을 리얼하게 보여준다. 인민배우 리인문이 안중근 역을, 황영일이 이토 히로부미 역을 맡았다. 상영시간은 120분. 두 영화는 같은 시간대 방송될 예정이어서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것이 흠이다.

鄭昌龍기자 jcy@imaeil.com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