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험성과 새로운 신인 발굴에 초점을 두고 지난 80년대 말부터 발간되어온 도서출판 '세계사' 시인선이 100권째를 맞아 기념 시집을 냈다.
우리 시의 현대성을 진작시키려는 시인들의 젊고 치열한 목소리를 담아온 세계사 시인선은 89년 중견시인 정현종씨의 시집 '사랑할 시간이 많지 않다'를 필두로 최근 김재혁씨의 '내 사는 아름다운 동굴에 달이 진다'까지 다양한 시의 세계를 보여주고 있다.
특히 이 시인선에 첫 시집을 선보인 함민복 이선영 이진우 박용하 김언희 이수명 정끝별 성미정 박정대씨 등은 90년대 한국시단에서 젊고 발랄한 시력을 과시하며 시의 지평을 넓혀가는 시인들로 평가받고 있다.
이 시인선이 유지해온 작업의 성격에 대해 기성 시인들은 "초월적 신비가 사라진 삶의 구석, 내적 비참성, 비열한 굴욕, 가족혐오, 섹스의 억압, 비참의 풍경 등 고상한 삶의 가치를 잘라낸 도시파 시학의 원형질"(이승훈), "전통적인 정서나 상업주의적 색채를 배제시킨 참신하고 전위적"(김정란)이라고 의미를 짚어낸다.
대구의 시인 가운데 이하석씨의 '우리 낯선 사람들'을 비롯 송재학씨의 '살레시오네 집', 강문숙씨의 '잠그는 것들의 방향은?', 노태맹씨의 '유리에 가서 불탄다', 서림씨의 '유토피아 없이 사는 법' 등의 시집이 이 시인선에 이름을 올렸다.
이번 100호 기념시집 '내 몸이 시다'에는 그동안 세계사 시인선을 통해 시집을 발표했던 시인 78명의 대표시가 한 편씩 실려 있다. -徐琮澈기자 kyo425@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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