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환 남측선발대 '평양 5일'

입력 2000-06-05 15:22:00

평양에 파견됐던 남북정상회담 남측 선발대 15명이 4일 오후 서울로 되돌아옴에 따라 지난달 31일부터 이날까지 5일동안의 평양 생활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4일 귀환한 서영교(徐永敎) 통일부 국장이 전한 바에 따르면 남측 선발대 30명은 평양 백화원 초대소 2각에 여장을 푼 다음 곧바로 행사 후보지에 대한 현장답사와 분야별 실무자접촉 등으로 바쁘게 움직였다.

북측이 당초 2일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을 비롯한 남측 대표단 일행의 평양 체류 일정안을 남측 선발대에 통지키로 했었다.

그러나 북측이 시한을 지키지 못함에 따라 먼저 행사 후보지를 둘러보고 북측과 협의를 진행하면서 일정안을 다듬어 나가는 방식으로 논의를 진행했다는 것이다.서 국장은 "과거의 경우 북측이 일방적으로 제시한 안을 받은 다음 이를 남북이 협의해서 결정했다"며 "그러나 이번에는 북측이 행사 후보지 등을 복수로 제시하면 남측 선발대 30명 모두가 현장을 둘러보고 남측 의견을 북측에 제시해 일정을 논의하는 형식이어서 작업 진도가 빨랐다"고 말했다.

선발대는 오전 6시 일어나 7시 30분부터 8시까지 백화원 초대소의 구내식당에서 이른 아침을 들었다. 구영태(具永泰) 청와대 경호처장을 비롯한 몇몇 대원은 호수가의 안개가 싱그러운 백화원 초대소의 구내에서 새벽 조깅도 했다는 후문이다.선발대는 아침 식사 직후 남북연락관 접촉으로 그날 일정이 확정되면 버스에 타고 행사 후보지를 북측 관계자와 함께 답사했다. 도착 순간부터 김대통령의 특별기가 착륙할 평양 순안공항, 평양소년궁전, 평양 교예극장 등을 둘러보고 북측 관계자의 설명으로 그 규모와 시설물 배치를 꼼꼼하게 하나하나 챙겨 나갔다.

그 결과를 바탕으로 남북 양측은 밤 12시를 넘게 토론을 거듭하면서 일정안을 다듬었다고 남측 관계자는 전했다.

4일의 경우 새벽 2시까지 양측은 일정안을 놓고 씨름했으며, 남측 선발대 교체규모는 새벽 6시가 넘어서야 최종 확정됐다고 전했다.

또 31일은 정상회담 준비접촉의 북측 김령성 단장(수석대표), 1일은 남측 선발대의 손인교 단장이 각각 만찬을 주최하고 정상회담의 차질없는 준비를 다짐했다고 서 국장은 전했다.

한편 남측 선발대에 비친 북측의 정상회담 개최 준비는 평양 통일거리와 광복거리의 새 단장, 개성-평양 고속도로의 전면 보수 등으로 매우 분주한 모습이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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