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대의원 이심 쫓기 급급

입력 2000-06-05 00:00:00

지난 달 말 치러진 한나라당 부총재 경선과 관련, 대구.경북권 대의원들의 표 분석 결과를 놓고 뒷 말이 무성하다.

우선 경북의 경우 별도로 투표했던 당직자와 기초 단체장, 광역 의원 등을 제외한 유효표 784표(2인 연기명 투표)를 분석한 결과 이상득 의원이 300표로 가장 많이 득표했으며 다음으로 박근혜.강재섭 의원이 138, 100표를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문제는 지역출신 의원 3명이 받은 표가 전체의 68.6%정도에 불과했으며 나머지 31.4%는 다른 지역 후보들을 지지했다는 점이다.

게다가 지역 대의원들 대부분이 지구당 위원장의 뜻을 따른 것으로 전해지고 있어 결국 도내 16개 지구당중 6개 정도가 위원장 지시 아래 최소한 한 표를 다른 지역 후보들에게 던졌다는 얘기가 된다. 게다가 이탈 표는 이회창 총재 측으로부터 지원을 받았다고 알려지거나 금품살포 의혹에 몰렸던 후보 쪽으로도 상당수가 쏠려 있었다.

이같은 투표결과 때문에 지역대결 성향이 강했던 이번 경선에서 이 의원은 8위로 낙선했으며 2위와 5위를 했던 박.강 의원도 득표에 상대적으로 손해를 보게 됐다.특히 이 의원은 도내 위원장들로 부터 단일 후보로 추대받았던 만큼 이를 근거로 100% 지지를 받았다면 392표여야 했으나 300표를 받은 데 그쳐 3, 4개 지구당에서는 한 표도 받지 못했을 수도 있다.

또한 이 의원보다 38표 많아 7위로 턱걸이 당선됐던 김진재 의원 지지표가 57표나 돼 결과적으로 지역 대의원들이 그의 당선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셈이다. 낙선했던 정의화 의원 역시 낮은 인지도에도 불구, 24표를 얻었다.

최고 득표자였던 최병렬 의원은 76표를 얻었으며 3, 4위였던 하순봉.이부영 의원도 각각 67, 22표를 받았다. 이들 후보는 모두 이 총재 측근 혹은 지지성향 인사로 분류된다.

대구의 경우 제주와 합쳐진 820여표가 개표돼 정확한 지역 표 성향을 분석하기는 어려우나 하 의원이 받은 총 200여표 중 대구의 80여표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져 이곳 출신인 강 의원이 197표를 받는 데 그쳐 5위로 밀려나게 된 주 요인이 됐다.

결국 이번 경선에서 대구.경북권 위원장들중 상당수는 지역출신 후보의 당선보다는 '이심(이총재 뜻)'쫓기에 급급했거나 후보들의 금품매수 등에 휩쓸렸을 것일란 추론도 해볼 수 있다.

徐奉大기자 jinyoo@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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