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마트.홈플러스 소비자 우롱

입력 2000-06-02 14:28:00

지역 할인점이 기저귀(62개들이) 판매가격을 하루만에 100% 이상 올린 사실이 뒤늦게 밝혀져 할인점 이용 소비자들을 우롱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E마트 성서점은 지난 4월 29일 하기스 기저귀 대형(62개들이)을 1만980원에 팔다가 30일부터 2만2천900원으로 가격을 올려 5월 22일까지 같은 가격으로 판매했다. 2만2천900원이 정상 판매가격이라는 게 E마트의 설명.

홈플러스도 지난 4월 29일 1만3천800원하던 하기스 골드프리미엄(56개들이)을 30일부터 2만1천500원으로 올려 받았다. 6월 들어서도 2만1천500원의 판매가격은 유지되고 있다.

E마트와 홈플러스가 갑작스럽게 턱없이 높은 가격을 받자 가장 혼란스러운 쪽은 소비자였다. 어떤 이유에서 가격 차가 이렇게 날 수 있는지 의문을 갖는 것은 당연한 일.

이번 기저귀 값 경쟁은 매입원가가 1만6천500원인 하기스 기저귀를 3월부터 E마트 성서점이 원가로 판매하면서 시작됐다. E마트가 1만6천450원에 판매하자 홈플러스는 1만6천원으로 가격을 내렸다. 4월 들어서는 E마트가 1만4천원대로 값을 낮췄고 급기야 1만980원까지 내려갔다. 홈플러스도 뒤질세라 1만3천800원으로 내렸다. 납품업체들의 반발이 거셌지만 이들은 과열 경쟁을 멈추지 않았다.

E마트와 홈플러스는 약속이나 한듯 5월들어 매입원가보다 5천원 이상 높은 2만1천~2만2천원대로 가격을 올렸다. 업체간 과당경쟁이 가격 불신감을 키우고 소비자를 우롱하고 있다는 비판이 일자 공정거래위원회가 진상 조사에 나서고 업체 소명자료를 요구하는 등 한바탕 소동이 일었다.

한국소비자연맹 대구시지회 관계자는 "할인점 업체간 과열 경쟁으로 가격 질서가 무너진데다 한꺼번에 1만원 이상 값을 올려 소비자 권리를 짓밟았다"며 "가격 신뢰를 줘야 할 업체가 소비자들을 속이고 자신들끼리 자존심 경쟁을 벌인 꼴"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해당 업체 관계자들은 "경쟁 점포에 대한 가격 우위를 점하기 위해 불가피하게 원가이하 판매를 했다"며 "공정 거래질서를 지키지 못한 점에 대해 소비자들에게 사과한다"고 해명했다.

全桂完기자 jkw68@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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