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기자-밀리오레 대구경제 도움될까

입력 2000-06-02 14:49:00

그동안 특혜성 용도변경 시비로 논란을 빚었던 밀리오레가 옛 국세청 대우호텔부지 인수를 확정짓자 지역경제를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일이라면서도 도심의 교통체증과 환경문제를 걱정하는 독자들이 많았다.

매일 국채보상로를 통해 출퇴근 한다는 김경호(대구시 동산동)씨는 "교보빌딩, 갤러리존 등 대형 상가들이 도심에 자리잡고 있는데 점포만 2천여개에 이르는 초대형 쇼핑몰이 들어오면 그야말로 국채보상로는 교통지옥이 될 것"이라며 "지역 경제를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해도 위치선정에는 보다 신중 했어야 했다"며 걱정스런 한마디.

반면 일부 독자들은 대구 경제에 오히려 해가 될 수 있다는 주장을 펴기도 했다. 이성진(대구시 동산동)씨는 "굳이 도심 한복판에 대형 쇼핑몰을 만들 필요가 있는지 궁금하다. 대구시에서는 경제를 살린다는 명목을 세우고 있지만 밀리오레가 도심중간에 등장하면 동성로의 상권, 중앙지하 상가 등이 죽게 돼 결국은 대구경제를 약하게 하는 요소가 될 것"이라며 밀리오레진출을 강하게 반대했다.

독자 이상호(달서구 용산동)씨는 "산격동 대구 종합유통단지에 수백억원을 들여 대구시 말만 믿고 입주를 결정한 일반 의류관 조합원들은 도심분산정책을 포기한 대구시에 결국 속고 말았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한편 계절을 느끼지 못할 만큼 열심히 일했다는 정주영 현대명예회장이 '국제 경쟁사회에 성공하는 길이라면'이라는 멋진 말을 남기고 자신의 자식들과 함께 공동 경영퇴진을 선언하자 많은 독자들로부터 찬사를 받았다.

김동영(구미시 옥계동)씨는 "신선한 충격이다. 그동안 '맘대로'경영을 해온 황제경영체제를 붕괴시키는 신호탄이다. 삼성 등 다른 대기업도 본받아야 한다"며 "92년 대선때 왜 정주영씨를 찍지 않았나 후회된다"면서 환영을 표시했다.

반면 현대의 이번 발표가 위기를 벗어나기 위한 몸짓일 뿐이라는 독자들도 있었다. 장준하(밀양시 내이동)씨는 "현대사태를 일단 모면해보자는 수작일 수도 있다. 현대가 편법이나 호도책으로 오늘의 위기를 넘길 수 있다고 착각해서는 안된다"며 "정부와 국민은 두 눈을 부릅뜨고 앞으로의 사태를 지켜봐야 한다"고 주장했다.崔昌熙기자 cch@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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