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춘추-이광수(경운대교수·경찰행정학)

입력 2000-06-01 14:04:00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세계화'란 끊임없이 그 의미를 궁구해 보아야 할 화두이다. 다국적 기업의 근로자로서 또는 소비자로서의 개인들, 그리고 인터넷을 형성하는 수많은 컴퓨터 단말기들 앞에 앉아 있는 개인들에게 세계화는 단순히 영어의 습득이나 경쟁력의 강화를 넘어, 한 나라의 테두리를 넘어 지구촌의 다른 구성원들과 영향을 주고받는 삶의 방식에 적응하는 것을 의미한다.

어떤 규모이든지 인간사회가 조화롭고 생산적으로 발전하기 위해서 가장 필요한 것은 서로에 대한 이해이므로, 개인에게 부과되는 세계화의 1차적 과제도 국경을 넘는 상호이해라 할 것이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타인에 대한 이해의 해법은 공통된다. 즉, 'understand'나 '역지사지(易地思之)'는 모두 내 입장을 떠나 상대방의 자리에서 볼 때 타인에 대한 이해가 가능함을 말한다. 외국에서 온 연수근로자들이 부당한 대우를 받는다는 보도를 접할 때마다, 이는 우리들의 역지사지하는 이해의 부족, 따라서 세계화의 미완 때문이라는 생각이 든다. 과거 하와이의 사탕수수농장에서 시작된 한국인의 고된 이민사를 생각해 보면, 좀 더 높은 보수를 위해 가족을 떠나 한국에 와 있는 외국인 근로자들의 처지를 공감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어느 기업체의 사장이 매달 한국인 직원들을 모아놓고 외국인 연수근로자들도 우리와 똑같은 사람들임을 강조하며 시로 마음의 문을 열게 했고, 명절에는 그들을 자기 집에 초대해서 한국음식을 대접했다는 기사를 읽었다. 그것이 외국인 근로자들을 감동시켜 베트남에서는 신문에 보도되기도 했다고 한다. 이는 앞으로 세계화 될 수밖에 없는 세상에 사는 우리들이 지구촌의 다른 구성원들과 이해를 하며 더불어 사는 좋은 예일 것이다. 또한 우리는 의식개혁 없이 인터넷만으로 국경없는 세계의 일원이 될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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