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신 꿈 무럭무럭 "시련 비켜라"

입력 2000-06-01 14:55:00

'이제 국가대표와 한국 신기록 도전입니다'

지난달 30일 인천에서 끝난 제29회 전국소년체전 수영에서 우승, 대회 2연패를 달성한 대구수영 꿈나무 최후근(경운중3년)과 박경랑(상인여중3년)의 당찬 각오다. 지난해 국가 상비군으로 발탁된 기대주인 후근과 경랑은 99년에 이어 이번에도 주종목인 배영50m와 접영200m를 각각 석권해 대회 2연패 주인공이 됐다. 물론 대회 신기록수립과 함께 두선수 모두 한국 신기록 경신에 바짝 접근, 한몫 톡톡히 해낼 유망주.

쌍둥이 형인 선근과 함께 출전했던 후근은 배영50m에서 28초62의 대회신기록으로 올들어 첫 금을 따냈다. 키 161cm와 몸무게 50kg인 후근은 신체적 부족함과 기량만 보완하면 배영50m의 한국신기록(27초01)을 갈아치우는 것도 어렵지 않을 전망. 화원초교 5년때 수영을 시작한 후근은 그동안 배영50m·100m에서 입상권에서 빠지지 않았다. 배광수감독은 "고교에 진학, 부족한 점을 보완하면 좋은 성적을 낼 것"이라 말했다.

용계초교 4년때부터 수영을 배우기 시작한 경랑도 후근과 마찬가지로 한창 기대를 모으는 꿈나무. 접영200m가 주종목인 경랑은 이번 체전에서 2분14초72의 대회 신기록을 수립하며 우승해 지난해 대회에 이은 2연패의 기쁨을 맛봤다. 이어 접영100m에도 도전한 경랑은 1분03초13으로 금메달을 따내며 대구선수중 유일하게 2연패를 하고 2관왕에 올랐다. 97년 6학년때 소년체전에 처음 출전해 접영200m 2위를 기록한 경랑은 그해 대통령배 우승등 지금까지 각종 대회서 접영200m의 선두자리를 지켰다. 지구력이 뛰어난 경랑의 목표는 현재 자신의 접영200m 기록인 2분14초대를 단축, 한국신기록인 2분11초34를 깨뜨리는 것. 김원철감독은 "적절한 지원과 순발력만 더 키우면 한국신기록을 충분히 갈아치울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두선수 모두 공교롭게도 IMF의 영향으로 가세가 기울어 어머니의 하루벌이에 의존하느라 충분한 지원이 어려워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특히 경랑은 울산에서 홀로 생활하는 아버지와 떨어져 지내는 관계로 수영선수 생활의 기로에 서 있다. 생활고로 두 살림하는 고통을 덜기 위해 어쩌면 수영을 포기해야 될 입장이기 때문. 배감독과 김감독은 "마땅한 지원책이 없어 안타까운 입장"이라며 체육계의 관심을 바랐다.

정인열기자 oxen@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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