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종합유통단지 의류 '땡처리장'전락

입력 2000-06-01 00:00:00

대구시가 북구 산격동 종합유통단지에 '유통단지 대축제 행사'를 기획하면서 재고 의류를 판매하는 일명 외지 '땡업자'를 대거 불러들여 유통단지 이미지를 실추시켰다는 비난을 사고 있다.

대구시는 2일부터 11일까지 유통단지 일반의류관, 섬유제품관 등과 함께 8천만원을 들여 유통단지 미조성 부지에 노래자랑, 인기연예인 공연 등을 준비하면서 의류 및 중소기업상품 판매 부스 1천300여평을 대행사에 위탁운영시켰다.

대구시로부터 의류 및 중소기업상품 판매 대행권을 딴 기획사는 중소기업부분 부스를 수천만원을 받고 서울 모업체에 넘겼다. 또 의류 판매부스는 '구미 다모아백화점 부도 상품전'이라는 이름으로 행사를 한다며 일명 땡업자들에게 수수료 계약 형태로 장사를 하도록 했다.

행사 기획을 맡은 대행사 관계자는 "의류 판매 부스 운영에 47개 업체가 참여하는데 이 중 외지 업체가 30개 정도"라며 "사람들을 모으기 위해서는 의류판매와 중소기업상품 전시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지역 의류 상인들은 대구시가 지역 민간자본으로 조성한 종합유통단지에 무자료 거래를 일삼고 유통질서를 흐트리는 외지 의류 업자를 불러들인 것에 크게 반발하고 있다.

지역 기획사 한 대표는 "성서산업단지의 특정 부지가 수년째 땡업자들의 부도 상품 판매장으로 전락해 조성 당시의 부지 이미지를 잃고 말았다"며 "불법영업 문제를 떠나 유통단지에서 행사를 하려면 대구시는 서울 코엑스와 같은 고급 박람회장이라는 이미지를 만들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지역 유통업체 한 관계자도 "유통단지가 활성화되지 않는다고 마구잡이로 행사를 기획하면 오히려 단지 활성화에 역효과가 날 것"이라며 "지금이라도 유통단지 활성화를 위한 근본 대책을 세우는 것이 대구시가 할 일"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대구시 관계자는 "행사 준비기간이 짧았고 이벤트 행사 전체를 기획사에 맡겼기 때문에 어떤 업자가 들어와 장사를 하는지 알지 못했다"며 "행사를 효과적으로 진행하려는 과정에서 생긴 불미스런 일"이라고 해명했다.

全桂完기자 jkw68@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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