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직(움직)일 수 있으면 농사를 지어야지. 그런데 요즘은 몸이 예전같지 않습니더"
100세 가까운 나이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지게로 등짐을 지고, 소를 몰아 가래질 하는 문상의(96·성주군 수륜면 작은리)할아버지.
15때부터 농사일을 시작, 올해로 80여 성상을 한결같이 농사 짓고 있는 문할아버지는 모내기철을 맞아 물을 대고 논 손질에 여념이 없다.
할아버지가 경작하는 땅은 약 3천평(15마지기). 어지간한 농촌 젊은이도 벅찬 일이지만 혼자서 모내기, 추수 등을 하고 있다.
할아버지가 사는 수륜면 작은리는 마을버스가 하루 두 차례 들어갈 정도로 성주에서 가장 오지중 한 곳. 이 동네에는 10여호가 있지만 남자라고는 문할아버지 혼자뿐인 청일점이며 70세이상 되는 할머니만 10여명이 살고 있다.
할머니들은 주로 인근 야산에서 고사리, 취나물 등 산나물을 채취하거나 산에서 나는 밤을 주워 생계를 이어가고 있고, 자연히 동네의 힘든 일은 모두 할아버지 차지. 그래서 동네에서 할아버지의 인기는 캡이다.
할아버지는 현재 할머니(89)와 며느리(69)와 같이 살고 있지만 할머니는 노환으로 거동을 못하고 며느리도 중풍으로 불편한 상태여서 농사일이나 집안일 모두 혼자 도맡아 하고 있다.
할아버지는 생활보호대상자도 아니다. 연로하지만 농토가 있어 법적으로 혜택 받을 수 없다는 것.
할아버지는 건강의 비결이 산에서 나는 나물을 많이 먹고, 좋은 공기를 마시기 때문이라며 "내나이 80만 되어도 경운기를 사서 농사 짓겠는데 앞일을 알 수 없어 구입하지 못고 있다"며 섭섭한 표정을 지었다.
또 할아버지는 유일한 일 동무인 소가 올해 19살로 보통 소가 20년이 되면 농사일을 할 수 없는데 이제 소도 힘이 부치는 것 같다며 자신의 일처럼 아쉬워 했다.할아버지는 "근력이 있는 한 농사일을 하겠지만 요즘들어 자주 몸살기운이 도는 등 예전같지 않다"며 "올해는 비가 자주오지 않아 물이 모자란다"고 모내기 걱정이 태산이다.
성주·朴鏞祐기자 ywpar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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