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성기와 박중훈이 콤비로 나온 한국영화 '투캅스'는 비록 코믹터치이긴 하지만 형사의 실상을 실감있게 그려 비교적 흥행에 성공한 작품이었다. 선배 안성기는 이미 '경찰의 물'에 흠뻑 젖었지만 요령있게 사건을 처리하며 떡값봉투를 아주 자연스럽게 챙기는 부패경찰관, 이에반해 경찰학교를 수석으로 졸업한 신참 박중훈은 안성기의 이런 행태를 늘 못마땅하게 여기면서 '청렴경찰'을 요구하며 사사건건 트집을 잡는다.
비리투성이의 안성기는 고민끝에 박중훈에게 묘령의 여자를 붙여, 돈이 궁하도록 만들어 결국 '부패경찰'의 덫으로 끌어넣는다. 그리곤 하는말이 "너도 결국 나처럼 살 수밖에 없어, 임마. 넌 하늘에서 떨어졌냐"며 빈정거린다. 그때부터 둘은 '진짜 동료'로서 죽이 맞아 수단방법 가리지 않고 '돈 챙기기'에 혈안이 된다. 늦게 배운 도둑 날샌줄 모른다고 끝내 박중훈은 마약범들에게 뺏은 수십억대의 마약까지 집어삼키려고 할 정도로 '형사물'에 흠뻑 젖어 버린다. 경찰이 부패해 가는 과정을 정말 실감나게 그렸다는게 관객들의 평이다.
'윤락과의 전쟁선포'로 유명해진 서울 종암경찰서 김강자 여서장이 부하 경찰들의 '포주 상납 사건'이 최근 불거져 곤경에 처해 있는 모양이다. 그것도 그녀가 부임한 이후에도 포주들이 계를 조직, 관련 경찰부서에 조직적으로 거액을 상납했다는 죄질이 극히 나쁜 것이라 자칫 그녀 자신마저 의심받을 처지에 놓여 있다. 참 딱한 일이다. 물론 현 수사상황으로 그녀가 관련된 건 아니지만 최소한 지휘책임은 면키 어려운 처지에 있다.
문제는 부패경찰의 실상도 그렇지만 그보단 이미 경찰청 단위로 확대된 '미성년 윤락녀퇴치운동'이 자칫 차질을 가져 오지 않을까 우려된다는게 경찰관계자들의 주장. 그래서 그녀를 밀어내기 위해 포주와 내부 경찰에 의한 모종의 커넥션이 개입된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또 한편 검찰에 의해 수사가 진행되는 것도 경찰이 경계하는 대목.
결과는 두고 봐야 알겠지만 어찌됐건 경찰의 부패가 이렇게 굵고 질기고 더티하게 뿌리박혀 있는한 우리사회의 정화는 더 한층 멀어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투캅스'처럼 차세대 주춧돌인 '깨끗한 경찰대 출신들'이 과연 언제까지 그 정신대로 견뎌낼 건지 그게 걱정스럽다.
박창근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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