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태전동 우리 아파트 앞에서 평소처럼 셔틀버스를 타고 하이퍼마트 동아칠곡점으로 가는 길이었다.
셔틀버스가 출발한지 얼마되지 않아 뒷쪽에 있던 20대 후반 정도의 주부가 당황스런 목소리로 "아기가 우유를 토했다"며 안절부절이었다. 5~6개월된 아기가 우유를 토한데다 휴지조차 준비하지 않은 주부는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오후 장보기 시간대라 버스가 복잡하기까지 했다.
30대 초반의 운전기사 아저씨는 한산한 곳에 차를 정차하더니 손수 수건을 갖다 주는 것이었다. 이 때 아저씨는 "걱정 말고 천천히 하세요"라며 주부를 안심시켰다. 아기 엄마는 구토물을 닦았고 옆에 있던 여중생이 휴지를 내놓아 주변이 정리됐다. 수건을 들고 있던 아주머니에게 기사 아저씨는 "백화점에 도착해서 직접 치울테니 수건을 자리에 그냥 두세요"라고 말했다.
버스가 매장에 도착하자 고맙다며 연신 감사함을 표시하는 새댁을 보고 나는 즐거운 마음으로 쇼핑을 할 수 있었다.
다시 셔틀버스를 타고 집으로 돌아오던 길에 대중교통에 대한 생각을 해봤다. 이런 상황이 비슷하게 생긴다면 아마 아기와 새댁은 목적지까지 가지 못하고 중간에 내릴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버스 기사가 배차시간을 맞출 수 없다고 신경질을 냈을 지도 모른다.
요즘 유통업체 셔틀버스 운행을 놓고 버스회사와 업체의 갈등이 심하다고 한다. 셔틀버스를 타면서 느끼는 만족감을 시내버스를 비롯한 대중교통에서도 느낄 수는 없을까. 송창우 운전기사께 고객으로서 감사함을 전하고 싶다.
조미애(대구시 북구 태전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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