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호신용금고 예금유치 허덕이는데…

입력 2000-05-23 00:00:00

석달새 90억 증가 실적

대다수 상호신용금고들이 수신고 감소로 크게 위축된 가운데 대구시 중구 전동 유니온상호신용금고가 올들어 수신금액을 크게 늘리는 '이변'을 빚어내고 있다.

23일 유니온금고에 따르면 4월말 현재 이 금고 수신고는 625억원으로 지난 1월21일 535억원에 비해 90억원, 17%나 늘었다. 특히 2월 한달동안 85억원이 예치되는 성적을 보였다.

2월말 현재 대구지역 상호신용금고들의 전체 수신고가 1년전에 비해 46.7% 감소한 것과 비교하면 유니온금고의 수신고 증가는 놀라운 현상. 한 금고 사장은 "대구지역 9개 금고 중 유니온금고를 빼고는 수신고가 늘어난 금고가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유독 수신고가 늘어난 이유에 대해 유니온금고측도 뚜렷한 설명을 하지 못하고 있다. 2천만원까지 예금고객에 대해 0.5%포인트 우대금리를 주는 것 이외에 예금유치를 목적으로 내놓은 상품이 없기 때문이다.

유니온금고측은 다만 지난해 대한금고를 인수하면서 예금보험공사로부터 518억원을 경영정상화자금으로 지원받은 게 시장에서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지원자금의 이자로만 매년 50억원이 넘는 돈이 나오는 데다 7년만기 무이자 상환조건이어서 추후 부담이 전혀 없다는 것.

또 인수한 대한금고의 자본금 98억여원을 자기자본금으로 인정받아 국제결제은행 기준 자기자본비율이 56%로 높아진 것도 한 몫 하고 있다고 추측했다.

이런 이유들로 해서 금융구조조정 태풍이 불어도 적어도 지원자금을 상환하기 전까지는 걱정없을 것이란 입소문이 번진 덕분에 여·수신 모두에서 호응을 얻고 있다고 이 금고 박판희 사장은 설명했다.

실제로 1월21일 237건이었던 처리전표 수는 지난 2일 448건으로 늘어나는 등 고객 거래가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李相勳기자 azzza@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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