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75만명의 소국 피지에서 19일 쿠데타가 발생, 이를 주도한 기업인이 총리 등을 인질로 잡고 정권 장악을 선언했다. 그러나 군부와 경찰이 현 정권 지지를 천명하고, 대통령도 헌법 수호를 위해 비상사태를 선포, 단순한 '인질' 사건으로 끝날 가능성도 높다.
주모자인 기업인 조지 스파이트는 당일 오전 10시쯤 소총을 든 7명의 괴한을 의사당에 투입시켜 총리와 각료 등 50명을 인질로 잡고, 곧바로 야당의 실라톨루 의원을 과도정부 총리에 지명했다.
현 총리의 집권 노동당 정부는 피지 국민의 다수를 차지하는 원주민들로부터 인도계 위주의 정책을 시행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야당도 지난달 28일 수천명의 지지자를 동원해 대규모 반정부 시위를 벌였으며, 그 때문에 집회 금지 조치가 내려져 있는 상황이었다. 인구 75만 중 51%는 원주민이며, 44%는 인도계 주민이다.
한편 쿠데타 소식이 알려지자 주민 수천명이 수도 수바를 탈출하는 소동이 빚어졌으며, 원주민 시위대 5천여명은 의사당으로 몰려들어 쿠데타 지지 시위를 벌였다. 그러나 일부 시위대는 인도계 주민의 상점을 약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