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낭암을 앓는 김모(69) 할머니. 하나밖에 없는 아들이 군대에서 불의의 사고로 숨진 뒤 할 수 없이 시어머니까지 모시는 딸네 집에 몸을 의탁하고 있지만, 정신적 갈등이 이만저만 아니다. 말기 암에다 치매증상까지 있는 이모(78) 할머니는 그저 죽고 싶은 심정이다. 치료비로 수천만원 들이고 파산지경에 이른 아들에게 미안하고, 생업에 바쁜 며느리 보기도 민망하다.
암·치매·고혈압·뇌졸중 등 만성질환으로 고통받는 노인들. 이들에겐 육체적 고통 못잖게 마음의 아픔 또한 크다. 가족들도 마찬가지. 많은 돈을 쓰고 정신적으로도 지쳐있지만 마땅히 호소할 곳이 없다.
과연 이같은 일을 남의 일로만 돌릴 수 있을까. 이달 들어서만도 윤모(78) 최모(65) 할머니가 지병·외로움을 이기지 못해 목숨을 끊었다. 노부모의 질환으로 고통받는 가정이 많은 것. 더군다나 핵가족·고령화가 급속히 진전되고, 과거 가정간호를 맡았던 여성의 사회 진출이 활발해짐에 따라, 장기요양이 필요한 환자들을 위한 전문 간호인의 필요성이 증대되고 있다.
대구시 여성단체 협의회가 '가정의 달'에 맞춰 '화목한 가정 만들기 운동' 일환으로 간병인 제도에 대한 토론회를 연다. 오는 30일 오후2시 대구은행 지하강당. 학계·여성계, 호스피스 실무자 등이 참가, 간병인 제도화 방안을 논의한다.
협의회 신동학 회장은 "광범하게 의견을 수렴, 이 시대 어느 여성이나 겪을 수 있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바람직한 간병인 제도 안을 만들어 관계기관에 건의할 계획"이라고 했다.
-金英修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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