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GV 로비관련 최만석씨 작년 검찰조사

입력 2000-05-11 12:02:00

고속철도 차량선정 로비의혹 사건의 핵심인물로 수배중인 로비스트 최만석(59.미 영주권자)씨가 지난해 검찰에서 한차례 조사를 받았던 것으로 10일 확인됐다.

검찰은 그러나 당시 자진출두 형식으로 나온 최씨를 조사한 뒤 별다른 신병처리조치없이 그대로 귀가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 관계자는 "정확한 시점과 구체적인 조사내용을 밝힐 수는 없지만 지금부터 6개월 이상 전에 최씨를 한차례 불러 조사한 것은 사실"이라며 "그러나 당시에는 사건의 실체를 정확히 알 수 없었고 법률적으로 알선수재 혐의를 적용할 수 있을지 논란이 있어 최씨를 그냥 돌려보냈다"고 말했다.

검찰은 지난해 조사 당시 최씨의 신분에 대해 "당시에는 내사사건으로 자진 출두했고 정식 입건된 피의자도 아니었다"고 밝혔다.

최씨는 검찰조사를 받고 나온 뒤 공범인 여성 로비스트 호기춘(51.구속)씨에 대한 검찰의 조사가 추가로 진행되자 잠적했다.

검찰이 최씨를 조사한 것으로 밝혀짐에 따라 최씨의 로비행적 등에 대한 수사가 예상보다 훨씬 많이 진척됐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추정되며, 이에 따른 정.관계 등에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조사결과 최씨가 챙긴 사례금 중 일부는 국내로 유입됐고, 일부는 미국 LA에 송금됐으며, 나머지는 자금흐름이 파악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또 최씨가 93년초 문민정부 출범 때부터 94년 6월 알스톰사가 차량공급업체로 최종 선정될 때까지 접촉이 잦았던 당시 정.관계 고위인사들의 명단을 일부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호씨의 남편 알스톰 지사장 C씨에 대해서도 참고인 자격으로 재소환, 최씨가 알스톰측 로비를 맡게 된 구체적인 경위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이미 한차례 참고인 조사를 받은 알스톰 지사장 C씨는 최근 프랑스 본사에 한두차례 출국했다 돌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검찰 관계자는 "이번 수사는 이미 감사가 이뤄졌던 고속철도 차량선정 과정 전반의 공정성 여부를 전면 재수사하는 것은 아니다"며 "최씨를 검거하기 전에는 당시 결재라인에 있던 정.관계 인사들을 먼저 소환하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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