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철도 사업자 선정배경

입력 2000-05-10 15:41:00

단군 이래 최대의 국책사업인 경부고속철사업의 철도차량 공급자는 프랑스와 독일, 일본 등 3국의 치열한 수주전속에 94년 6월 프랑스 GEC-알스톰사로 최종 선정됐다.

경부고속철도 차량선정은 특히 헬무트 콜 당시 독일총리와 미테랑 프랑스 대통령 등이 직접 방한, 이 문제를 직접 거론하는 등 우리는 물론 이들 국가에서도 국가적 관심사로 떠올랐었다.

지난 91년 8월 '제의 요청서'(RFP)를 발송하면서 막이 오른 경부고속철도 차량선정 작업은 무려 6차례에 걸쳐 수정 제의서를 접수, 참가하는 등 우여곡절 끝에 지난 93년 8월 프랑스 GEC-알스톰사가 우선 협상대상자로 선정돼 다음해 6월 비로소 계약이 공식 체결됐다.

당시 주무부처였던 교통부는 경부고속철 사업의 중요성을 감안, 객관성 확보를 위해 교통개발연구원과 한국기계연구원, 한국전기연구소 등 5개 전문기관과 벡텔(Bechtel International) 등 외국 전문기관을 초반부터 평가에 참여시키기도 했다.93년 6월 당시 경부고속철 완공 연도가 종전 98년에서 2001년으로 조정되는 등 사업계획이 일부 수정되자 정부는 알스톰사와 독일 지멘스사에 제6차 수정 RFP를 발송, 양국간 경쟁을 유도해 가격.조건면에서 보다 유리한 입지를 확보하려했다고 당시 교통부 관계자들은 증언했다.

당시 교통부는 이들 2개사의 제의조건을 종합 심사한 결과, 알스톰은 302개 평가항목 가운데 143개항목에서 우세한 반면 지멘스는 기술과 기술 이전조건 등 105개항목에서 경쟁력을 갖췄으며 나머지 54개 항목에서는 동점으로 평가, 알스톰을 우선협상자로 선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GEC-알스톰사가 최종 제시한 가격이 21억100만달러로 5차 제의서 당시의 23억7천만달러보다 무려 2억3천만달러 저렴한 점도 당시 이 회사를 선정한 결정적 배경이 됐다고 관계자들은 전했다.

당시 3개국이 제시한 공급가격은 5차 제의서 접수 때 알스톰이 26억100만달러, 독일 26억4천300만달러, 일본 신간센(新幹線)이 25억3천600만달러로 일본이 가장 낮았으나 독도 영유권 문제로 반일감정이 비등하는 당시의 국내여건과 나머지 항목 평가에서 뒤져 후순위로 밀려났다.

알스톰은 그러나 기술이전 분야에서는 유럽을 제외한 전지역에 대한 시장진출권을 보장한 지멘스보다는 다소 불리한 조건을 제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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