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진정한 부자들의 마지막 이야기

입력 2000-05-09 15:55:00

'진짜 백만장자'는 검소한 생활로 자린고비라는 말을 듣지만, 그렇게 해서 평생 모은 재산의 실체는 그들이 죽은 뒤 자선의 형태로 드러난다. 미국 LA타임스 신문이 '진짜 부자'들의 이야기를 보도해 감동을 주고 있다.

미국 오리건주 메드포드의 고든 엘우드씨. 그는 극빈자용 식량배급소에서 끼니를 해결하고 돈 때문에 전화도 놓지 않았다. 하지만 작년 10월 79세로 사망할 때 1천만 달러나 지니고 있었다. 엘우드씨는 자신에게 무료로 음식을 줬던 적십자사와 구세군 등 몇몇 기관에 900만 달러를 기부했다. 그 나머지가 자식들 몫.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의 에머 하우씨는 팁으로 1달러 밖에 주지 않는 구두쇠였다. 그렇지만 1986년 세상을 뜨면서 전재산의 3분의2인 3천100만 달러를 빈자와 장애인들을 위해 희사했다.

국세청(IRS) 직원이었던 뉴욕의 앤 시버씨는 다떨어진 검은 드레스를 입고 친척 1명과 60년간 불편하게 지냈다. 결코 행복하지 못했던 삶. 하지만 1995년 101세로 작고할 때, 예시바 대학에 2천200만 달러를 쾌척했다.

시카고의 전직 여비서로, 연봉이 1만5천 달러를 넘은 적 없는 미혼의 글래디스 홈씨. 주식 투자로 모은 1천800만 달러 전액을 암과 화학치료를 받아야 하는 어린이들을 위해 써달라며 한 아동병원에 헌사, 이 병원 사상 최고의 기부자가 됐다.

캘리포니아주 샌타클래라 출신의 어윈 유런(74)씨. 그는 모텔에서 청바지와 셔츠 차림의 보잘 것 없는 백발 노인으로 살았다. 그러나 그는 3년전 자신의 친구가 시장으로 있는 버지니아주 리스버그 마을에 100만 달러를 기부했다. 엄격한 생활 그 자체를 좋아했던 유런씨는 수수한 생활과는 달리 3억 달러 이상의 재산을 가진 것으로 알려지기 시작했고, 최근엔 불우청소년과 동물보호 기관 등에 수십만 달러를 보냈다.

"40달러 짜리 새 셔츠도 사지 않을 만큼 검소한 부자들은 대개 재산을 자선하고 죽기 전에는 알려지지 않지요". 베벌리 힐스의 세금전문 변호사로 수천만 달러의 부호 몇몇을 고객으로 갖고 있는 찰스 레디그의 경험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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