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장 도시락 이용 늘어 자녀건강, 부모가 챙겨야

입력 2000-05-09 00:00:00

회사옆에 중학교와 포장 도시락집이 있다.이른아침, 그 도시락집은 북새통이다. 점심 도시락을 싸가지고 오지 않은 학생들이 장사진을 이루는 것이다.

줄서서 기다리며 재잘대는 한 여학생의 푸념이 귀를 때린다 "엄만 매일 바쁘다고 하고…도시락은 이제 지겨워, 오늘은 사발면이나 먹을까봐. 넌 좋겠다. 어쩌다 한번 사먹으니 맛있겠다…"

바쁘다는 핑계, 맞벌이한다는 핑계, 찬거리가 떨어졌다는 핑계, 이런 저런 부모의 무관심에 아이들 영양은 균형이 깨지고 인스턴트식품에 체력은 허약해질대로 허약해지는 우리의 청소년들. 거기다가 엄마가 싸준 소중한 점심밥이라는 행복감이나 부모사랑을 느낄 수 없는 이 삭막함에 아이들 정서 또한 황폐해질 수밖에 없다다 먹은 도시락에 "엄마 고맙습니다. 사랑해요"라는 쪽지나, 학교에서 풀러본 도시락에 "얘야, 맛있게 먹거라, 엄만 세상에서 네가 제일 소중하단다"라는 사랑의 편지는 70년대의 추억거리로 끝난걸까.

정말 바쁘신 우리 엄마들, 그래도 내 아이의 건강만큼은 손수 챙겨주시길 당부드리고 싶다. 민경화 (대구 복현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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