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날 화장실 거울에 비친 제 모습을 들여다보다 낯익은 얼굴을 발견했어요. 바로 돌아가신 아버지였습니다"
개그맨 이홍렬(46)이 '아버지'이야기를 담은 책을 냈다. '아버지되기는 쉬워도 아버지 노릇하기는 어렵다(중앙M&B)'. 책을 낸 것은 일본유학을 다녀온 뒤인 지난 93년 냈던 '사요나라 개그나라'이후 두번째.
"여러 곳에서 책을 써보라는 제의를 해왔지만 그 때마다 거절했어요. 그런데 평소 알고 지내던 출판계 한 관계자가 이번에 나온 책의 제목을 들고 왔습니다. '아버지'가 들어가서일까요. 제목이 가슴을 팍 치더군요"
이홍렬은 돌아가신 아버지에 대한 원망이 많았다고 했다. 책임감이 모자란 아버지. 평생동안 어머니를 고생시키기만했던 아버지. 연예인이 되어 인터뷰를 할 때도 아버지 원망을 마음껏 했었다.
"마흔을 넘겼기 때문인가요. 몇 해전부터 아버지에 대한 생각이 바뀌기 시작했어요. '돈을 많이 벌지 못했다지만 아버지는 많이 벌고 싶었겠지, 그러고 싶어서 그런것은 아니야. 내게 돈을 남겨주진 못하셨지만 이 세상에서 가장 큰 재능을 물려주셨잖아' 이렇게 생각하기 시작하니 아버지가 너무나 그립고 여태까지의 제모습이 부끄러웠습니다"
이홍렬은 '졸저'지만 이 책을 읽은 사람들이 아버지에게 따뜻한 말 한마디를 담은 전화 한 통을 한다면 이 책을 쓴 효과가 나타난 것이라고 전했다.
"아버지로서의 역할에 대해서도 언급을 했어요. 과거엔 아빠가 권위적인 자리였는데 요즘은 다르잖아요. 요즘 아버지들이 자식을 잘 키우고 있는지, 혹시 아이들을 연약하게 키우고 있는 것은 아닌지. 다함께 고민해보자는 의미로 썼습니다"
개그맨의 마지막 꿈 '자기 이름을 단 토크쇼'를 이룬 이홍렬. 그는 노년에는 반드시 이발기술을 배워 복지시설 사람들에 대한 봉사를 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예순이 되면 이발자격증을 따 고아원이며 양로원을 다니려고 해요. 이 다짐을 지키기 위해 방송에서도 일부러 이 말을 합니다. 돈벌어서 남에게 봉사하는 것은 참 값진 것이예요"
崔敬喆기자 koala@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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