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의 여왕, 5월이다. 비에 젖어 물씬 풍기는 땅내음과 더욱 짙어가는 푸르름은 5월의 아름다운 자태로 다가온다.
'라일락 그늘에서 사월아 오월아/ 이슬아 생각난듯 부르는, 우리나라 봄비는/ 혁명이나 쿠데타의 철모위에 주룩 주룩 내리다가/ 배고픈 여공들 널뛰듯이 어질 어질 흩날리다가/ 헬멧이나 피켓으로 푸릇 파릇 옮겨 붙긴 붙었네/ 늘 그래 광장의 역사는 뒷골목 대폿집 유리창을/ 흐물 흐물 맺히다 빛나다…'(서규정의 봄비) 5월은 우리민족을 격동으로 몰아넣은 세월, 한이 새겨 진 달이다. 공과의 논란여지도 있을 5·16과 민주항쟁 5·18, 역할은 어쨌든 역사의 장(場)이다. 혁명이, 쿠데타도 있은 이달은 늘 그렇듯 격랑을 헤친 민초(民草)들의 넘친 기개와 뜻이 한결같은 모습으로 우리들의 앞에 선다. 무엇으로 사는가에 대한 답과 함께….
생각은 일상을 뛰어 넘는 미래에도 넘나든다. 지역감정을 해소해야하는 책무도 있고 정의를 바로세우는 의무도 잊을 일이 아니다. 어쭙잖은 '역사바로세우기'같은 것은 비켜가야할 일이다. 역사가 어디 현재의 관점으로만 바로 볼일이 아닌것을 '정치권의 시각'은 늘 이 언저리를 벗어나지 못한다. 총선 내내 정치권이 내세운 비전제시는 말로만 끝나고 세력확장에만 매달려 있는 이들에게 5월의 의미는 어떤형태로 남아 있는지 궁금하다.
다시오는 5월은 인간관계를 뒤돌아 보는 의미도 있다. 삶속에, 보편속에 특장(特長)을 찾는 뜻은 새롭고 좋은 만남을 예고한다. 어린이 날, 어버이 날, 스승의 날, 이 관계는 모든 인간사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가치가 있는 보편관계다. 아버지와 아들, 제자와 스승, 이 일상관계에서 역사가 태어나고 앞길을 연다. 우리들의 생활은 역사인식속에 늘 5월과 같은 푸른빛을 향해 있다.
최종진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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