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안데르탈인 누구인가

입력 2000-05-01 14:03:00

1856년 8월 독일 뒤셀도르프 부근의 네안더 계곡에서 대리석을 캐던 광부들은 200m 높이의 깎아지르는 절벽 동굴에서 이상한 뼈들을 발견했다. 사람 뼈와 비슷했지만 어딘가 달랐다. 발견된 계곡의 이름을 따 일단 '네안데르탈인(Neanderthals)'으로 명명된 뼈의 주인이 누구인가를 두고 이후 30년간 과학 지식과 종교적 신념은 격렬한 논쟁을 벌인다. 1886년 벨기에에서 또 다른 네안데르탈인의 화석이 발견되자 논쟁은 마침내 끝을 맺었다. 유인원에서 갈라져 나온 인간의 먼 조상이 두 발로 지구 위를 걸어다녔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게 된 것이다.

네안데르탈인은 약 20만년 전부터 3만년 전까지 유럽과 서아시아에 살았다. 뇌 크기는 약 1천450cc로 현대 인류(1천350cc)보다 오히려 컸다. 또한 손 기술이 뛰어나 돌칼과 창을 만들어 집단 사냥을 했으며, 대화로 계획을 짜기도 했다. 기하학적 모양의 집을 만들고, 집단을 꾸려 약한 자를 돌보았다. 장례식을 치를 줄도 알았다. 최근 네안데르탈인 주거지에서 4만3천년 전 뼈로 만들어진 피리 조각을 찾아냈다. 피리는 도, 레, 미, 파 등과 비슷한 소리를 냈던 것으로 추정된다.

네안데르탈인의 모습은 현대인과 사뭇 다르다. 현대인의 코를 붙잡고 앞으로 당기면 네안데르탈인과 비슷해 진다. 현대인보다 키가 훨씬 컸고 무거운 골격, 억센 근육, 큰 콧구멍, 튀어나온 턱을 가졌다. 특히 어깨가 넓은 대신 팔과 다리가 짧다. 빙하기 추위 속 몸 표면적을 가능한 적게 해 열을 뺏기지 않으려는 진화 전략이었다.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