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에 분양토지 해약 요구

입력 2000-04-27 15:11:00

대구시가 옛 국세청 대우호텔 부지 인수예정 업체인 '밀리오레'에 판매시설 대폭 확대라는 특혜성 용도변경을 추진하는 것에 반발해 북구 산격동 유통단지 내 일반의류관(디자이너크럽) 조합이 대구시를 상대로 분양 토지에 대한 해약을 요구하고 나섰다.

일반의류관의 이같은 요구는 올 초부터 대구시와 밀리오레가 유착 시비를 부르면서까지 용도변경을 추진한 데 대한 지역 상인들의 첫 집단 반발로 시의 처리 결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반의류관 조합은 26일 "시가 지역 상인들에게는 엄격한 법 적용을 하면서도 밀리오레에 대해서는 특혜로 도심지 대형 건물을 용도변경해주려는 것은 단순한 지역 상권 파괴를 넘어 행정의 형평성에 명백히 위배된다"며 "시가 특혜 용도변경을 중지하지 않는 이상 의류관 부지의 해약을 요구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의류관 조합은 또 "2차례에 걸친 의류관 교통영향평가에서 시는 지상 판매시설 9천평에 지하 주차장을 9천평이나 만들도록 해놓고 밀리오레는 당초 1천500평이었던 판매시설을 8천평 이상으로 늘려주려고 한다"며 "토지분양 해약안건이 이사회에서 통과된 만큼 조합원 서명을 받은 뒤 정식 서류를 시에 제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의류관 조합 이사진들은 대구시가 밀리오레를 위한 특혜성 용도변경을 강행할 경우 분양토지 해약과 함께 가처분신청 등 법적 대응에 나서 시시비비를 가리기로 했다.

의류관 조합 한 간부는 "시가 완전 경쟁을 운운하며 특혜 용도변경에 나서면서도 지역 상인들의 주장을 집단 이기주의로 매도하고 있다"며 "지역이든 외지든 공정한 행정처리를 통해 업체를 유치한다면 누가 이의를 달겠느냐"고 말했다.

일반의류관은 지난 93년 지역 의류관련 상인 190여명이 시의 종합유통단지(26만여평) 조성사업에 따라 86억여원을 주고 부지를 매입했고 97년부터 건축비 450여억원을 들여 지하 2층, 지상 4층, 연면적 1만9천200평 규모로 짓는 도소매 의류판매 시설이다. 全桂完기자

경실련 '용도변경'중지 촉구

대구 경실련은 26일 성명을 발표하고 대구시의 밀리오레에 대한 특혜성 용도변경 추진을 중지하라고 촉구했다.

경실련은 성명서를 통해 "시는 대우호텔, 삼성금융플라자, 밀라노존, 교보빌딩 등 도심지 대형 건축물의 허가 때 교통체증을 이유로 판매시설 최소화를 요구해왔다"며 "이같은 정책 기조가 지켜진다면 판매시설 대폭 확대라는 밀리오레의 요구는 수용될 수 없다"고 밝혔다.

경실련은 또 "밀리오레 유치를 통한 섬유산업 활성화라는 이유는 전혀 검증되지 않았고 도심 흉물 방치 곤란이라는 주장도 설득력이 부족하다"며 "도시계획, 교통문제 등과 관련한 지역의 중요한 문제를 시가 자의적, 비정상적으로 처리하려는 의도를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실련은 이와 함께 지난 19일 교통영향평가에서 심의위원들이 내린 심의보류 결정을 환영하고 이같은 견해를 계속 지켜줄 것을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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