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민련 의장은 우리 손에

입력 2000-04-25 00:00:00

국회의장 선출이 경선으로 가닥이 잡히면서 자민련이 내심 흐뭇한 미소를 짓고 있다. 국회 원 구성 전에 17석 의석의 힘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가 국회의장 선출 때라고 별러 왔기 때문이다.

현재 의석 구도로는 자민련이 민주당과 한나라당 중 어느 쪽 손을 들어주느냐에 따라 희비가 엇갈릴 것이 확실하다. 자민련이 한나라당(133석) 편을 들 경우 과반수(137석)를 단번에 넘게 되고, 민주당을 지지할 경우 호남 무소속 4명에 민국당,한국신당, 무소속 의원 중 한표만 확보하면 과반수를 넘긴다.

때문에 자민련은 민주당과 한나라당 측에 미끼를 동시에 던지고 있다. 이한동 총재는 24일 '민주당과의 장기적 공조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내일 일도 모르는데 장기적인 일을 어떻게 알겠느냐"며 유연한 입장을 보였다. 김종필 명예총재의 공조불가 발언과는 다른 뉘앙스로 의장선출 등을 감안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 한나라당과는 교섭단체 하향조정 건과 국회의장 선출 협력문제를 협의할 생각이다. 교섭단체 의석수를 15석으로 낮추는 문제에 현재 한나라당이 반대하고 있기 때문에 의장선출에 대한 협력의 대가로 이를 받아낸다는 복안이다.

국회의장 선출을 위한 캐스팅보트로 자민련이 총선 참패에서 기사회생 할 기회를 잡을지 벌써부터 관심을 모으고 있다.

李相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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