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닷컴기업 손 잡아 주오

입력 2000-04-20 00:00:00

미국의 닷컴기업들이 최근의 주가 폭락으로 자본 조달 길이 막히자 생존을 위해 '짝짓기'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특히 인터넷에만 기반을 두고 소매업을 해 온 소형 닷컴기업들은 내년도 대부분 도산할 것으로 전망되기까지 했다.

지난 18일자 뉴욕타임스 신문은 닷컴 업체들이 하루라도 더 기업 생명을 지속하기 위해 절박하게 노력하고 있으며, 상호 인수합병의 급증은 이런 추세를 반영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합병 사례를 여러개 들면서, 의탁할 상대를 만난 닷컴 업체는 그래도 형편이 나은 축에 속하고, 상당수는 주식의 시가총액이 장부상의 자산가치 보다 낮은 상태에서도 인수자를 찾지 못하는 실정이라고 전했다.

한편 인터넷 컨설팅사인 '포레스터 리서치'는 지난 13일 '닷컴 소매업체의 사망'이란 제목의 보고서를 발표, 취약한 재정과 치열한 경쟁, 벤처자본의 이탈 등으로 소형 닷컴 소매업체의 줄도산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전자상거래 업계에서는 닷컴 소매업체의 도태과정이 이미 시작된 것으로 보고 있으며, 현재 영업 중인 3만여 업체 중 2만5천여개가 도산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포레스터 측은 소형 닷컴업체의 도산 및 재편이 3단계로 이뤄질 것으로 전망하고, 우선 인터넷 초기에 책.소프트웨어.꽃 등을 판매해 나름대로 성공을 거둔 소형업체들이 성장둔화 상태에 들어 올 가을쯤 가장 먼저 정리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 다음으로 애완용품이나 장난감.가전품 등 차별성 없는 상품을 박리로 판매해 온 업체들이 올 연말 크리스마스 쇼핑시즌 이전에 붕괴될 것으로 예측됐다. 의류.가구 등 유명 패션 상품을 판매하는 업체들은 2002년 이전에 도산 대열에 합류할 것으로 예고됐다.

한편 이번 주 들어 나스닥의 주가가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으나, "거품이 채 빠지기도 전에 다시 거품이 생기는 현상"을 우려하는 시각이 우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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