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재취업 훈련기금 벌써 바닥

입력 2000-04-20 00:00:00

정부의 실업정책이 비틀거리고 있다.노동부가 올 해 실업률 하락을 전제로 실업자 재취업훈련 대상을 잘못 예측해 관련 예산을 대폭 삭감한 데다, 지방노동청은 지난해 수준으로 밀려드는 실업자 훈련신청을 계획없이 마구 집행하는 바람에 대구.경북지역 경우 올 한해 실업자재취업 훈련기금이 이미 바닥나 버린 것이다.

이로 인해 대구지방노동청은 각종 실업자 훈련기관들로부터 접수한 재취업훈련 신청을 반려하고 있으며, 하반기부터 재취업훈련을 잠정 중단할 예정으로 있다.

대구지방노동청은 정부의 예산지원을 받는 재취업훈련기관들의 훈련계획, 신청인원, 교육내용 등을 심사하기 위해 당초 18일 열기로 했던 '과정선정위원회'를 취소했으며 대구남부지방노동사무소도 지난 14일 계획했던 과정선정위원회를 열지 못했다.

이에 따라 대구지방노동청과 남부사무소는 최근 21개 훈련기관이 실업자 1천여명에 대해 실시하기로 했던 재취업훈련계획서를 모두 되돌려줬다.

대구지역 6개 고용안전센터는 올해 재취업훈련 예산으로 배정받은 115억여원을 지난해 신청받아놓은 재취업훈련에 대부분 사용했으며 현재 실시중인 재취업훈련을 마무리하는데 드는 20여억원은 '부도'를 낼 형편이다.

특히 현재 실시하고 있는 재취업훈련이 대부분 올 6월쯤 끝나는데다 기금 바닥으로 신규신청을 받지 않고 있어 하반기부터 실업자 재취업훈련이 끊길 위기에 놓였다.

재취업훈련기관들에 따르면 올해 5월부터 연말까지 직업전문학교.대학.사설학원 등 대구.경북 120여개 훈련기관에 재취업훈련을 신청할 예상인원이 2만명에 달하고, 여기에 따른 추가예산도 200억원 가량 필요한 실정이다.

노동부 직업훈련국 관계자는 "실업률이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재취업훈련기금을 지난해보다 40%가량 줄였으나 지방노동청이 예산운용을 제대로 못해 벌써 기금이 바닥났다"며 "지역별 사정을 감안해 추경예산 편성이나 고용보험기금 상향조정 등 대책마련을 고려중이다"고 말했다.

노동부는 99년도에 재취업훈련기금으로 20만명 대상에 2천388억원을 책정했으나 올 해는 12만3천명에 1천441억원으로 줄였다.

한편 2월말 현재 대구의 실업자는 6만2천명, 경북은 5만7천명으로 지난해 보다 감소했으나 재취업을 희망하는 실업예정자수는 크게 줄지않고 있다. 金炳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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