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락실 검은돈 너도먹고 나도먹고

입력 2000-04-19 15:03:00

대구지검이 수사 중인 성인오락실 뇌물수수사건에서 업주와 검찰직원, 경찰관, 구청공무원간에 정기적으로 뇌물이 오고간 상납 커넥션이 속속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특히 이 사건은 대구지방경찰청이 경찰과 유흥업소 간의 고질적인 유착관계에서 빚어졌다고 보고 19일 각 경찰서와 경찰청의 5년 이상 근무자에 대한 전격 인사이동을 단행토록해, 일파만파의 파장을 몰고 왔다.

검찰의 수사가 확대 움직임을 보인 18일, 대구경찰청 폭력계 간부 2명과 경찰서 형사반장 1명이 사표를 냈거나 잠적했으며, 검찰은 이미 구속한 전 직원 정모씨 외에 또 다른 검찰 직원 2명에 대해 혐의사실을 추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따라서 이들을 포함, 19일 현재 검찰이 수사 중인 공무원은 전 검찰직원 3명과 경찰관 16명, 구청공무원 등에 이르고 있다.

검찰과 경찰 관계자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해 8~10월 사이에 중구 삼덕동 ㅋ오락실에 드나들면서 수십만~수백만원의 뇌물을 수시로 받아왔고, 이씨의 사무실 등에서 조직폭력배까지 어울려 점당 5천~1만원의 거액 화투판을 수시로 벌여왔다.

한 관계자는 "업주 이씨가 뇌물액수로 검찰직원에게는 수백만원대, 경위급 반장에게 30~50만원, 경찰관들에게는 10~20만원을 책정해 이들이 찾아올 때마다 직접 건네줬다"면서 "업주 이씨는 오락실의 하루 수입금 700만~800만원 중 절반가까이를 로비자금으로 뿌렸다"고 밝혔다.

이 오락실에는 검찰계장급 직원 뿐만 아니라 시경의 폭력계, 강력계, 기동수사대, 중부서의 형사계, 소년계 등 관할 경찰관 상당수가 드나들었으며 경찰관들 사이에 "용돈이 궁하면 오락실을 찾아가라"는 말까지 나돌 정도였다는 것.

조직폭력배들도 업주 이씨에게 '업소보호비' 등의 명목으로 한번에 10만~20만원의 금품을 뜯어갔다는 것.

검찰은 공직사회의 부패척결 차원에서 관련 경찰관 중 200만원 이상을 받은 경찰관 4, 5명을 구속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져, 이 사건과 관련해 무더기 구속사태가 빚어질 가능성이 높다.

검찰의 수사대상에 오른 시경 폭력계의 이모 경위는 18일 사표를 냈으며, 시경의 ㅅ경위, 동부서의 ㄱ경사 등은 이날 검찰소환을 피해 출근도 하지 않은 채 잠적했다.

한편 대구지방경찰청은 금주내로 경찰청 및 각 경찰서의 5년 이상 붙박이 근무자를 전원 다른 근무지로 발령을 내기로 하고 대상자 분류 작업에 착수했다. 朴炳宣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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