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개월만에 '단비' 목마른 대지 적셔

입력 2000-04-19 00:00:00

단비! 단비가 내렸다.5개월간의 긴 가뭄끝에 내린 비는 산불의 공포를 잠재웠고 타들어가던 대지를 촉촉하게 적셨다. 풀이 죽어 있던 밭작물과 과수도 생기를 되찾았다.

19일 새벽부터 대구 9.8㎜, 경북 평균 18.6㎜의 비가 내려 극심한 가뭄에 시달리던 지역의 갈증을 상당부분 씻어냈으나 완전 해갈엔 미흡했다.

경북도 재해대책본부에 따르면 오전 10시 현재 지역별 강우량은 상주 33.8, 문경 28.7㎜를 비롯 칠곡 26.9㎜, 의성 26.3㎜, 구미 24.1㎜ 등 중.북부지역에 많은 비가 내렸다. 또 식수난으로 제한급수를 실시중인 경주 등지에도 15.0㎜의 강우량을 보이는 등 울진(6.3㎜)을 제외한 전 시.군 강우량이 10㎜를 넘어섰다.

대구기상대에서는 이날 중 비가 간간이 더 내려 예상 지역 평균 강우량이 10~30㎜에 달할 것으로 내다 봤으며 곡우인 20일에도 밤 한 때 비 소식을 전했다.

이에 따라 대구.경북 일부 지역에서의 식수난 해소 및 본격 못자리 설치에 앞선 농업용수 확보, 고사현상을 보이던 보리와 과수 등 밭작물 생육 등에 적잖은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지난 달 30일부터 경.남북 지역에 내려졌던 건조주의보가 이날 오전 해제돼 울진 등 지역 곳곳에서 잇따르던 산불 발생도 소강상태에 들어갈 전망이다.농가에서는 비가 내리자 새벽부터 논.밭에서 오랜 가뭄에 메말라가던 작물을 돌보는데 바쁜 손길을 보였다.

26.7㎜의 강우량을 보이고 있는 안동시 일직면 원호리 주민들은 마늘.양파 밭에 나와 이랑사이로 물길을 만들어 물대기에 나섰고 와룡면 일대 천수답을 가진 농가들도 물부족으로 미뤄뒀던 못자리 물가두기를 하느라 분주했다.

裵洪珞.李尙憲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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