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은 내친구-달리는 할머니 양순분씨

입력 2000-04-18 14:26:00

사람의 나이에는 두가지가 있다. 하나는 자연 나이, 다른 하나는 '건강 나이'이다. 질병의 유무, 심폐기능, 활동능력 등을 반영하는 것이 뒤의 것. 자연 나이는 30대인데 몸은 40대인 사람이 있고, 나이는 60대라도 몸은 20, 30대인 사람도 있다.대구시 달서구 양순분 할머니. 실제론 환갑을 훨씬 넘긴 65세이지만, 건강나이는 아직 20대 초반이다. 키 1m50cm에 몸무게 45kg의 표준 몸매. 5km를 24분대에 주파한다.

양할머니는 산악구보로 하루를 시작한다. 아침 6시쯤 달비골을 출발, 대구 앞산과 청룡산 덩어리가 갈라지는 평안동산 지점까지의 6~7km를 2시간여 동안 걷고 뛴다. 생활체육 육상대회를 앞뒀을 때는 집 근처 월광공원을 16바퀴 도는 강훈도 마다 않는다.

할머니가 등산과 달리기를 시작한 것은 8년 전. 중년을 넘기면서 왼쪽 무릎 관절통이 찾아왔다. 병원에서 물리치료도 받았지만 소용이 없었다. 그때 새 길을 택한 것. 의사가 만류한 것은 물론이다. 처음에는 통증 때문에 제대로 걷기도 힘들었으나, 운동을 하면 할수록 무릎은 더 말끔히 나아 갔다.

이듬해부터는 전국에서 열리는 생활체육 육상대회에 참가하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출전한 크고 작은 대회는 무려 80여개. 금메달을 놓친 적이 없다. 그 후 '금메달 아줌마'라는 별명이 따라 붙었다. 1997년 생활체육 아시아 육상대회(서울)에서는 60세 이상 부문에서 5km·3천m·1천500m 등 중장거리 3개 종목의 금메달을 휩쓰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세웠다.

"달리면 몸이 가벼워지고 머리도 맑아집니다. 감기 때문에 약 먹을 일도 없고 잡병도 없으니, 이보다 더 좋은 보약이 어디 있습니까". 요즘은 다음달 순천에서 열릴 한일 생활체육 교류대회 우승을 위해 훈련의 강도를 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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