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가 막힌 판소리 공연이 있다. 부분적이지만 우리 귀에 익은 내용도 적지 않다. 따라서 우리 가락이 던지는 선입관의 하나인 '지루함'도 덜할 듯하다. 굳이 힌트를 던지자면 '제비 몰러 나간다'가 들린다.
판소리 '흥보가'가 무대에 올려진다. 오는 20일 오후 7시30분, 대구문예회관 대극장. 무대의 주인공은 중요무형문화재 제23호 가야금 산조 및 병창 예능보유자인 안숙선(51·한국예술종합학교)교수〈사진〉.
이번 무대의 가장 큰 특징은 완창(完唱). 말 그대로 흥보가 전체를 노래하는 것이다. 흥보가 전체를 완창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약 2시간 여.
온몸으로 공기를 빨아들여 뱃속에 저장한 뒤 서서히 뿜어내며 노래하는 것은 '성악'과 다를 바 없지만 국악은 성악과 달리 '성대'를 더 많이 사용해야 한다. 이 긴 시간동안 목소리를 내는 작업은 보통 사람이 상상하는 것 이상이다. 그만큼 어려운 것이 완창무대. 좀처럼 들어보기 힘든 기회다.
흥보가의 내용은 초등학교를 다녔던 기억이 있는 사람이라면 다 알 수 있을만큼 알려진 것. 박동진선생의 CF로 유명해진 '제비 몰러 나간다' 육각수의 노래 일부에서 등장하는 '흥보가 기가 막혀' 등 중간중간 귀에 익은 구절도 나온다.
전체적으로 재미있고 웃음을 던지는 내용이 주를 이루지만 '가난이야 가난이야…'를 외치는 흥보 아내의 절규부분에는 우리 가락 특유의 구성진 부분도 드러낸다.이 날 무대에 올려지는 '흥보가'는 박녹주-김소희-안숙선으로 이어져온 동편제 흥보가. 담백하면서도 꿋꿋한 소리가 특징이다.
이번 공연은 대구문예회관이 흔치 않은 판소리 공연을 시민들에게 보여주기 위해 애써 유치한 것. 고수(鼓手)는 목원대 겸임교수인 김청민씨가 맡는다. 입장료 1만원, 5천원. 공연문의 053)606-6121. 崔敬喆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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