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산 중기회장 부부 살해용의자 검거

입력 2000-04-15 14:38:00

부유한 집만 골라 5명을 살해하고 금품을 빼앗아 달아난 연쇄살인 용의자가 경찰에 붙잡혔다.

부산 서부경찰서는 15일 지난달 11일 부산시 서구 서대신동 박충기(43·상업)씨 집과 지난 8일 동래구 온천동 DCM철강 정진태(76)회장 집에서 강도살인을 저지른 혐의로 정모(31·무직·부산시 해운대구 반송동)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정씨는 지난달 11일 낮 12시30분쯤 박씨의 집에 침입, 박씨의 처형 김업순(48)씨와 가정부 김태순(55·여)씨를 살해하고 박씨의 아내 김필자(39)씨에게 중상을 입힌 뒤 예금통장과 미화 1만7천달러, 롤렉스시계 등 6천여만원 상당의 금품을 훔쳐 달아났다.

또 지난 8일 오후 5시35분쯤 DCM철강 정 회장 집에 들어가 정 회장 부부 등 3명을 살해하고 금품을 빼앗아 달아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정씨가 박씨 집에서 강탈한 1천700만원이 예금된 은행통장과 귀금속을 각각 정씨의 애인 박모(20·부산시 사하구 다대동)씨와 모 금은방 업주 김모(37·부산시 부산진구 개금동)씨 집에서 증거물로 확보했다.

경찰은 정씨가 갖고 있던 30만원짜리 자기앞수표 1장이 피살된 정 회장이 발행한 사실을 밝혀내고 이를 추궁, 범행일체를 자백받고 정씨가 타고 달아났던 정 회장의 경남 44가 2484호 벤츠승용차를 경주 모빌라 주차장에서 찾았다.

경찰은 정씨가 서대신동 강도살인 이전에 1천300만원 상당의 귀금속을 금은방 업주 김씨에게 맡긴 점과 애인 박씨의 통장에 7천300만원이 입금된 점을 들어 여죄를 추궁하고 있다.

경찰은 "정씨가 지난해 6월부터 12월까지 부산과 울산에서 발생한 3건의 강도살인 사건에 대해 일부 시인함에 따라 이를 확인하는 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한편 경찰은 또 금은방 업주 김씨와 정씨의 형(37)에 대해도 장물알선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부산·李相沅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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