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 김성조 당선자

입력 2000-04-14 00:00:00

바닥을 누빈 '다윗'이 정계의 '골리앗'을 쓰러뜨렸다.경북 구미에서 정계의 거물 김윤환 후보(민국당)를 낙선시킨 한나라당 김성조 당선자는 "자금과 조직 모두 열세였지만 골목유세에 최선을 다한 결과이자 성숙한 시민의식의 승리"라고 당선소감을 밝혔다.

13일 저녁 TV 출구조사 발표에서 김성조 후보의 우세가 점쳐지자 선거운동으로 푸석푸석해진데다 입술마저 터진 그의 얼굴에 자신감이 흘렀다. 개표 초반부터 1위를 고수하다 밤11시쯤 1만여표를 앞서나가며 당선이 확실해지자 지지자들은 마침내 승리의 환호를 터뜨렸고, 부인 조영심(37)씨를 끌어안는 그의 눈에는 이슬이 맺혔다.

구미지역의 선거전은 당연히 김윤환 후보에게 돌아갈 것으로 예상되던 한나라당 공천이 정치권에서 무명에 가까운 그에게 떨어지면서 전국적인 관심을 집중시켰다선거초반 김윤환 후보에게 동정론이 일면서 김성조 후보의 국회입성은 험난한 가시밭길로 여겨졌다. 자금과 조직력까지 뒤지는 그가 선택할 수 있는 전략은 발로 뛰는 길 뿐. '돈 안 쓰는 선거'를 외치며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부인과 함께 골목골목을 누볐고, 특히 공단 근로자들을 집중공략했다. 그는 결국 새 인물을 고대하는 20대 근로자들과 변화를 갈구하는 30, 40대 유권자의 표심을 잡는데 성공했다."앞으로 4년 동안 구미시민의 충복으로서 산적한 지역문제 해결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그는 "허주는 한국정치에 지대한 영향력을 행사해온 분인만큼 앞으로 나름대로의 역할이 주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구미.李弘燮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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